- 책상 대신 현장으로, “살아있는 현장 정보 내놓겠다”
[뉴스핌=우수연 기자] 한국은행이 책상앞 조사에서 벗어나 실물경제 위주의 산업현장 속으로 들어간다.
한은은 오는 8월 실물경제동향을 현장감있게 보여주는 한국판 '베이지북(Beige Book)'을 출간할 예정이다.
이번 지역경제보고서는 한은 12개 지역본부 직원들을 중심으로 각 지역 기업의 현장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된다. 지역경제에 대한 생생한 기업인들의 이야기를 스토리 형식으로 담을 예정이다. 또한 각 지역의 실시간 생산동향과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판단을 담아내 한은의 공식 전망과 통화정책에도 직접 반영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 연준은 지역별 경제동향을 담은 베이지북을, 일본의 중앙은행도 '사쿠라 리포트'라는 이름의 지역경제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리포트들이 발표되면 바로 증시가 반응하고 중앙은행이 금리정책 자료로 활용하는 등 그때그때 실물경제의 흐름을 반영하는 중요한 자료로 통용되고 있다.
이같은 한은의 변신에는 그동안 한은의 경제 동향조사가 실물경제의 흐름을 속도감있게 파악하지 못했다는 반성에 기인한다.
한은은 그동안 지방경제동향 등을 발표했지만 지역경제에 대한 상세한 동향은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한은에서도 실제 지역별 경기동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현장조사의 필요성을 느끼고 지역경제를 모니터링하며 경기 흐름을 파악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프로젝트는 김중수 한은 총재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지역사무소의 많은 인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실물경제를 파악하자는 것이 총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의 현장 실사는 강남, 강릉, 목포, 포항 지역을 제외한 12개 한은 지역 본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은 직원들이 각 지역의 기업 현장의 관계자와 개별 심층 면담을 통해 현장감있는 이야기들을 담아낼 예정이다.
예를 들어 엔화약세가 수출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한은 지역본부 직원이 수출관련 기업에 직접 찾아가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형식이다.
한은은 이미 파일럿 북을 내부적으로 제작, 배포해 자체적인 평가도 매우 만족스러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이번 정책을 통해 지역 본부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임기를 1년 남짓 남긴 김 총재의 치적으로 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