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자동차 급발진 원인이 제동 장치 압력 이상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동차 급발진 원인에 대해 발표한 적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학계와 업계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급발진 연구회는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지난 1년간 자동차 급발진 연구결과를 공개하고 급발진 원인에 대해 브레이크 진공배력장치를 지목했다. 그동안 급발진 원인이 운전자 과실이라는 결론을 뒤엎은 것이다.
브레이크 진공배력장치는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힘을 증폭시켜 제동력을 확보하는 장치다. 브레이크 페달 조작 시 엔진에 공기를 넣어주는 흡기다기관에 압력 이상(압력 서지)이 급발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압력 서지 현상은 엔진 작동으로 인한 실린더쪽 흡기밸브의 작동으로 인한 압력변화와 브레이크 작동으로 인한 진공배력장치의 진공호스 쪽에서 발생하는 압력 변화가 합쳐져 순간적으로 발생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때문에 흡기다기관에 공기량을 좌우하는 스로틀밸브가 급격히 열려 많은 양의 연료가 공급, 차량의 출력이 급상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회는 지난해 국내 자동차 급발진 현황을 조사 결과, 가솔린 및 LPG 자동차가 급발진을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엔진 타입별로 분석한 결과 가솔린 및 LPG 연료를 사용하는 차가 102건(94.4%), 디젤 엔진 6건(5.6%), 확인 불가한 14건의 사고가 신고됐다”고 말했다. 디젤 엔진 보다 가솔린 및 LPG 자동차가 급발진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연구회는 이번 발표를 통해 자동차 메이커들의 최종 입증을 확인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교수는 “급발진 원인에 대해 접근함으로써 공론화 시킬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가 제시한 원인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발표회에서는 급발진 원인과 관련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김 교수가 주장하는 급발진 원인은 추정일 뿐, 근거가 약하다는 게 주요 골자다. 발표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해외 자동차 선진국에서도 급발진 원인을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며 “자동차의 특정 장치가 급발진 원인이라고 확정짓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