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마데우스'의 한 장면. 천재작곡가 모차르트는 절대음감을 가진 인물로 유명하다. |
분명 SF영화에 등장하는 슈퍼맨과 같은 초능력을 가진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미처 자각하지 못하는 특수능력을 한 두개씩 갖고 있다. 모차르트처럼 음감이 무척 발달한 음악가도 있고, 유전적으로 머리가 굉장히 좋은 천재도 있다.
물론 초능력에 비해서는 초라하지만, 충분히 주위를 놀라게 할 수 있는 인간의 9가지 능력을 소개한다.
1.절대미각
보통 사람보다 미각이 발달한 사람들을 절대미각이라고 칭한다. 이런 사람들은 맛을 느끼는 혀끝의 ‘용상유두(Fungiform papillae)’ 부분이 굉장히 민감하다.
일반적으로 절대미각을 가진 사람들은 ‘오미(五味)’, 즉 쓴맛과 단맛, 신맛, 짠맛, 매운맛 중 쓴맛을 잘 느낀다. 쓴맛은 페닐티오카르바미드와 직접 연관이 있다. 정상인은 맛을 알 수 있으나 미맹은 절대 느낄 수 없는 물질이다. 이 물질은 ‘TAS2R38’이라는 쓴맛수용체에 반응하는데, 유전적으로 갖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 이 수용체가 없다면 쓴맛을 느끼지 못한다. 생각보다 세상에는 쓴맛을 못느끼는 사람이 많다. 참고로 절대미각은 여성, 아시아인, 미국인들이 많다.
2.절대음감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음과 구분하지 않고도 자신이 들은 음을 정확하게 식별해낸다. 일반인들은 ‘미’를 구분하기 위해 ‘파’나 ‘솔’을 들어야 하지만, 절대음감은 오직 ‘미’ 하나만 듣고도 정확하게 이를 파악한다.
절대음감은 사이렌이나 엔진음 등 일상적인 소리를 듣고 자유롭게 편집할 수도 있다. 이를 흉내내거나 가사를 붙여 노래로 만드는 능력이다.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에 코드를 붙여 작곡을 할 수도 있다. 참고로 절대음감이 유전적인 것인지, 훈련에 따른 것인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절대음감은 미국과 유럽 일반인 중 3%가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준프로 또는 프로 음악가 중 8%만이 절대음감을 가졌다고 한다. 일본의 음악가 중 무려 70%가 절대음감이라는 설이 있다. 낮은 음조(중국어, 광둥어, 베트남어)와 높은 음조(일본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언어적 배경 덕이라지만, 딱히 밝혀진 바는 없다.
절대음감은 날 때부터 앞을 못 보는 사람, 윌리엄스중후군(정신지체 및 조로가 특징)을 가진 사람, 자폐아 등에서 발견된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일반인은 빨강과 초록, 파랑(RGB) 등 3가지 색을 바탕으로 다양한 색상을 감지한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네 가지 색을 기본으로 감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3. 사색형색각(四色型色覺)
색 배합능력이 몹시 뛰어난 이들은 100가지 색이 주어지면 이를 조합해 무려 100만가지 이상의 색을 만들어내거나 식별할 수 있다. 학자들에 따르면 이 사람들은 빨강과 녹색 사이에 특수한 추체를 갖고 있다.
사색형색각은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서 많이 발견된다. 흥미로운 점은 남성 색맹이 사색형색각을 가진 여성의 유전자를 이어받을 경우 나타난다는 것이다.
4. 반향정위(에콜로케이션)
박쥐는 반향정위 기능을 이용해 어두운 하늘을 무리 없이 날아간다. 초음파를 멀리 내보내고 되돌아오는 초음파를 읽어 장애물 유무를 판단하기에 동굴 벽에 부딪히지 않고 빠른 속도로 비행한다.
놀랍게도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 중에 반향정위 능력이 발견되곤 한다. 이들은 지팡이로 바닥을 두드리거나 휘파람 소리를 내면서 주위에 놓인 물체와 그 거리를 측정한다. 물체가 어디 놓여있는지는 물론, 크기나 밀도까지 알아낸다. 다만 박쥐나 돌고래처럼 미세한 초음파를 사용하지 못하므로 이들보다 몸집이 큰 물체만 파악할 수 있다.
인간이 가진 9가지 특수능력<下>에서 계속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