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신도시, 기존 상권 인근 아파트 단지내 상가는 인기 없어
[뉴스핌=이동훈 기자] 기존 도시 상권과 떨어진 도심 '외곽형' 택지지구에 자리를 잡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아파트 단지내 상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외곽형 택지지구로는 그린벨트 지역에 들어선 보금자리지구가 대표적이다. 또 서울에서 40㎞이상 떨어진 수도권 외곽 소규모 택지지구도 이에 해당한다.
최근 상가 입찰 결과 외곽형 지구에 공급된 상가는 낙찰가율이 예정가격의 150%에 이르고 있다.
16일 LH에 따르면 최근 공급한 경기 오산 세교지구 A-7,8블록 단지내 상가는 예정가격 대비 낙찰가격 비율인 낙찰가율이 150%를 넘어섰다. 예정가 7500만원에 공급된 2층 점포는 최하 1억1200만원에서 최고 1억3130만원에 낙찰됐다.
오산 세교지구는 수원시보다 남쪽에 있는 전형적인 외곽형 주거지역이다. 때문에 주거지역으로써 인기는 높지 않지만 단지내 상가는 수익을 내는 데 더 유리하다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기존 도시의 상권에서 떨어진 택지지구는 유동인구를 유치할 수 없어 중심상권은 성장하기 어렵다"며 "때문에 단지내 상가는 독점 지위를 가질 수 있는 이런 형태의 지구가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보통 민간 아파트 단지내 상가는 낙찰가율이 120%선인 경우가 많지만 LH는 150%, 또는 200%도 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후 공급된 LH 단지내 상가의 낙찰가율은 서울 강남, 경기 고양 삼송, 남양주 별내, 수원 호매실지구 등에서 전문가들이 적정 수준으로 평가하는 130%를 대부분 넘었다.
서울 강남보금자리지구에서는 창문이 없는 상가 1호(104%)를 제외한 나머지 13호가 모두 낙찰가율 130%을 돌파했다. 또 서울에서 약 40㎞ 떨어진 경기 수원 호매실지구 1층 상가는 177%의 낙찰가율을 보였다. 보금자리지구인 호매실지구 아파트는 절반 가량 미분양이다.
반면 대규모 신도시나 개발지역 근처에 공급된 상가의 인기가 낮다. 근처에 대형마트나 백화점과 같은 편의시설이 많아 상가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성남 판교신도시는 공급 상가 3호 가운데 한 곳은 두 차례 유찰됐다. 나머지 두 곳도 재입찰 끝에 각각 124%와 108%에 낙찰됐다.
수원 광교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공급물량 3호가 첫 입찰에서 모두 유찰됐다. 재입찰에서 낙찰가율 100%를 간신히 넘었다.
경기 의왕 포일2지구나 성남 도촌지구에 공급된 상가는 재입찰에서 유찰됐다.
이들 지구는 단지내 상가가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평촌 및 분당신도시 기존 상권 근처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단지내 상가는 부동산 중개업소나 세탁소, 슈퍼마켓, 중화요리 등 입점 종목이 한정적이다"며 "단지내 상가는 외부 유동인구 흡수를 고려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외곽형 지구가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LH 판매처 관계자는 "LH 상가는 대부분 단층 건물로 지어질 정도로 공급량이 적다"라며 "배후 가구에 비해 상가의 면적이 적은 것이 LH 상가의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