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세계 증시가 금리인하와 양적완화에 힘입어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중국 A주는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중국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A주와 세계 증시와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원인을 중국 증시의 취약한 제도와 경제 발전 방식의 전환에서 찾고 있다.
◇ 취약한 제도, 등 돌리는 투자자
최근 전 세계 증시는 각국 중앙은행의 값싼 돈의 '힘'에 의존하고 있는 유동성 장세다. 지난 7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종가기준 사상 처음으로 15000선을 돌파해 미국 뉴욕증시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아시아와 유럽 증시 주가도 날개를 단 듯 오르고 있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2008년 6월 이후 5년 만에 14000엔을 돌파했고, 독일·홍콩 증시도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중국 A주는 3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고, 4월들어 상하이(上海)와 선전(深圳)증시는 앞다퉈 연내 최저치를 향해 곤두박질치고 있다.
인민일보(人民日報·런민르바오)는 13일 세계 최대의 통화 발행국 중국 증시의 침체 원인이 유동성 부족이 아닌 취약한 증시 제도에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 '아줌마 부대'의 금 사재기 열풍으로 봤을 때 중국 투자자의 여윳돈은 충분하다고 판단되지만, 중국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이 투자자들의 발걸음을 A주에서 돌리게 하고 있다는 것.
중국 증시는 그간 부실기업의 회계 조작, 무분별한 증자, 퇴출제도 미비 등 각종 문제로 몸살을 앓아왔고, 그 피해를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이 떠안게 돼 투자자들의 불신을 유발했다.
경제뉴스 포털 허쉰증권(和訊股票)도 13일 증시의 심각한 수급불균형·비유통주(매각제한조건부 주식) 편법 현금화·신주 발행 제도와 퇴출 제도의 결함이 중국 A주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액주주의 권익은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고, 대주주의 '농간'에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상장기업의 비유통주를 장악한 대주주와 회사 고위 임원이 비유통주 해제와 동시에 대량의 비유통주를 매도하면 주가가 폭락해 소액투자자들은 큰 손실를 입지만, 대주주와 고위 임원은 막대한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5월 2일~8일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서는 100여개 상장기업의 2억 5040만 주의 주식이 증시로 쏟아져나왔고, 149명의 대주주는 35억 위안을 챙겼다. 대부분은 비유통주의 거래제한이 해제된 후 현금화를 위해 대주주가 즉각 매도한 주식이었다.
◇ 성장구조 전환, 증시 판도 변화 기대
중국 A주가 언제쯤 2007년과 2009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중국 주식전문가들은 증시 제도 완비와 경제성장 방식의 전환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A주도 안정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증시 전반의 상승보다는 부문별 상승장이 기대되고, 우량주 종목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정부는 12차 5개년 경제발전계획(12·5규획, 2011~2015년)을 통해 집중 육성할 7대 전략 신흥산업을 지정한 바 있다. 관련 분석에 따르면, 2020년 중국 GDP에서 신흥산업의 비율이 현재의 5%에서 20%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은 이미 자본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중국 자본시장에서는 우량종목의 신구교체가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IT·바이오·환경보호 등 신흥산업에서 다량의 우량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지난 2007년와 2009년에는 무역흑자·막대한 투자 등이 증시의 호황을 견인했지만, 앞으로는 '소비'가 중국 증시의 흐름을 가르는 중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래의 '소비'는 외식·여행 및 구매의 전통적 소비가 아닌 인터넷·통신 기술·바이오 산업·문화산업의 발전과 새로운 생활 방식에 따른 소비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