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초 이후 뉴욕증시가 강한 상승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융자 잔고가 금융위기 이전 최고치 수준에 근접, 투자가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빚을 내서 주식을 매입하는 거래가 크게 늘어났다는 얘기다.
6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뉴욕증시의 융자잔고가 지난 3월 말 3800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에 비해 28%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는 2007년 7월 기록한 최고치인 3810억달러에 바짝 근접한 수치다.
융자 잔고 수치는 투자자들 사이에 투기적 거래의 수위를 진단하는 잣대로 통한다. 잔고가 높을수록 투기적 거래가 활발하다는 의미로, 잔고 급증 후 증시가 강한 조정을 받는 경향을 보인다.
BOA의 스티븐 슈트미어 애널리스트는 “뉴욕증시의 레버리지 추이는 투자자들의 심리와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며 “2000년과 2007년 증시가 고점을 찍고 급격하게 하락했을 때 융자 잔고가 대폭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오크람 파이낸셜 그룹의 쿨런 로쉬 애널리스트는 “융자 잔고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것은 상당히 뚜렷한 경고 신호”라며 “4월 수치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이미 최고치를 경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 랠리가 펀더멘털의 부진 속에 이뤄졌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크게 경계해야 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