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민간 실물경기의 지속적인 부진에도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포함한 유로존 주변국 국채시장이 강세장을 연출했다.
미국 국채시장은 글로벌 경제 성장 부진에 대한 우려가 번진 데다 백악관에서 두 차례의 폭발이 발생했다는 허위 뉴스에 급상승했으나 후반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약 2년 6개월만에 4% 아래로 떨어졌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국채 수익률 역시 2010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는 등 주변국 국채가 랠리했다.
대통령 선거를 치른 이탈리아가 정치 혼선을 수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데다 고수익률을 추구하는 시장 주변 대기자금이 밀려들면서 국채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이날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89%까지 하락, 2010년 10월27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낸 뒤 11bp 떨어진 3.94%에 마감했다. 2년물 수익률 역시 사상 최저치인 1.125%까지 밀린 뒤 6bp 내린 1.17%에 거래를 마쳤다.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지난해 10월17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장중 수익률은 26bp 급락한 4.24%를 기록해 2010년 11월1일 이후 최저치로 밀린 뒤 낙폭을 다소 좁히며 4.28%에 거래를 마쳤다.
아일랜드 2년물 국채 수익률은 15bp 내린 0.844%까지 하락, 2003년 이후 최저치로 밀렸고, 10년물 수익률이 장중 3.48%까지 떨어지며 200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유로존 4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지표 부진이 일정 부분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으나 마감까지 지속되지 못했다.
이날 10년물 독일 국채 수익률은 초반 하락한 후 상승 반전했다. 장 초반 4bp 떨어진 1.19%에 거래, 지난해 7월24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낸 10년물 수익률은 3bp 상승한 1.26%를 기록했다.
4월 유로존 제조업 및 서비스업이 15개월 연속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마르키트가 발표한 4월 유로존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5를 기록해 경기 위축을 지속했다. 서비스업 지수는 46.6으로 전월 46.4에서 소폭 반등했지만 위축 국면을 유지한 것은 마찬가지다.
한편 미국 국채시장은 전강후약의 흐름을 나타냈다. 유로존과 중국의 제조업 지표에 대한 실망감이 초반 국채 ‘사자’를 강화, 10년물 수익률이 1.653%까지 떨어졌으나 1bp 상승한 1.70%에 거래됐다.
30년물 수익률 역시 2bp 오른 2.90%를 나타냈고, 5년물 수익률이 1bp 올랐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저스틴 레더러 채권 전략가는 “글로벌 경제 성장이 상당 기간 부진할 것”이라며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는 만큼 국채시장은 현 수준에서 강한 반등도 가파른 하락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IBC 월드 마켓의 톰 투치 매니징 디렉터는 “유로존과 미국, 여기에 중국까지 경제 펀더멘털이 취약하다”며 “투자자들은 아직도 연준이 부양책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미국 재무부는 350억달러 규모의 2년물 국채를 0.233%에 발행했다. 이는 지난해 7월 기록한 사상 최저치인 0.22%에 근접한 것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