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적완화한 일본·북미 펀드로 자금유입 두드러져
[뉴스핌=이에라 기자] # 지난해 말 아베노믹스에 일본 증시가 순항을 거듭하자 투자자 A씨는 일본주식형펀드에 가입했다. 가입 시기가 너무 늦은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몇개월새 25% 이상 수익을 냈다. 대박이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못난이 펀드'라는 오명을 들었던 일본펀드의 기세가 무섭다. 디플레이션 타개를 위해 "윤전기로 돈을 찍어내겠다"는 아베 정부의 결단에 일본 증시가 급등한 영향이다. 이 같은 성과 개선에 해외주식형펀드 환매 속에서도 일본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
2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일본주식형펀드는 연초 이후 1180억원의 자금이 신규로 들어왔다. 1월부터 월간 단위로도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수익률은 연초 이후 26.95%를 기록, 전체 해외주식형펀드(-1.74%) 평균 성과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일본 못지 않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선진국 펀드가 더 있다. 북미펀드가 그것이다. 북미펀드는 올 들어 8.76%의 수익률을 올렸고 이달에만 203억원의 자금이 신규로 들어왔다.
그간 국내 투자자들은 기대 수익률이 낮은 선진국 펀드보다 중국, 브릭스 등 신흥국을 주로 담아왔다. 그러나 중국의 성장세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의 양적완화 후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이 상황을 역전시켰다.
지난 2008년말 중국펀드 설정액(ETF 제외)은 20조5100억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12조3400억원 내외로 줄었다. 국가별 펀드 가운데 가장 큰 규모지만 올들어서만 3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이탈했다. 글로벌신흥국주식펀드는 14조8400억원대에서 현재 4조5800억원대로 설정액이 급감했다.
반면 북미주식펀드는 2007년말 설정액이 206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 연말 2232억원으로 10배 이상 커졌다. 일본펀드는 연말 3530억원에서 현재 4800억원 이상으로 늘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중국 펀드의 지난 1년간 수익률은 2.23%로 성과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데다 원자재 약세로 브라질펀드와 러시아펀드가 부정적 영향을 받아 중국펀드와 브릭스펀드 환매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펀드는 설정초기부터 지금까지 국내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최근 들어 조금씩 시그널이 바뀌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셰일가스 개발에 따른 경제효과, 기업의 설비 투자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미국 경제가 선순환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경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사는 "투자자들이 아직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진 않아도 미국과 일본의 경기가 바닥을 다졌다는 생각에 이들 국가로 자금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중국 본토에 대한 매력은 여전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권문혁 슈로더투자신탁운용 이사는 "중국과 브릭스는 장기적인 성장 스토리를 감안해야 하는 곳"이라며 "전체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브릭스가 당장은 안좋아도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