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정은 기자] 투자자들은 궁금해한다. 왜 하이일드 펀드는 해외 채권에만 투자하는 걸까. 글로벌 정크본드가 생각보다 안전하다지만 이역만리에 있는 기업의 앞날을 한국에서 알기가 쉽지만도 않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 마디로 일축했다. "우리나라 신평사한테 투자 부적격 등급을 받을 정도면 그 회사는 애초에 투자를 해서는 안되는 회사죠"
1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하이일드 펀드 38개 중 북미지역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펀드는 9개, 글로벌 채권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펀드는 29개다. 한마디로 한국산 하이일드펀드는 없다.
전문가들은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기업들의 신용등급을 인플레이션 시켜놓은 점을 지적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FICC 리서치센터 팀장은 "보통 신용등급은 경기 변동에 따라 부여되는데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경기 호황기에 등급을 올려놓고 불황기에는 떨어뜨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러다보니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평가하는 신용등급은 높지만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것.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투자부적격' 등급을 줄 정도면 그 기업에 대해서는 '투기' 수준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평가다.
반면 해외 신용평가사들은 국가신용등급, 차입금 규모, 업황 등을 고려해 등급을 조정하기 때문에 등급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없다고 설명한다.
같은 국내 기업을 놓고 봐도 국내 신평사들의 등급이 해외 신평사에 비해 2단계 정도 높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삼성전자에 대해 AAA등급을 부여했지만, S&P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A 등급이다. 현대차 또한 국내 신평사들 기준으로 AAA에 해당하지만 S&P에 따르면 BBB+ 수준이다.
<국내 신용평가사 기준 AAA 받은 기업들, 채권을 기준으로 AAA등급을 받은 기업은 전체 371개 중 58개(15.6%)에 달했다. 출처 : NICE신용평가> |
증권사의 한 크레딧 전문가는 "국내 신평사들이 국제 신평사들과 같은 기호체계를 쓰고는 있지만 평가하는 피어그룹(peer group, 유사기업)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등급이라고 할지라도 기업간의 갭이 크다"며 "국내 시장이 좁다는 점도 있지만 신용평가사들에 대한 신뢰가 저하된 점도 국내산 하이일드 펀드의 생성을 어렵게 한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