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내년 엔화가 달러당 120엔을 넘기면서 국내 수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3일 서울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엔화 약세가 계속되면서 우리나라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시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엔/달러 환율"이라며 "엔/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일본과의 수출 경합도가 큰 우리나라가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전날 엔/달러 환율은 99.74엔까지 오르며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만 15.4% 상승한 수치로, 문제는 이 같은 상승세가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데 있다.
임 팀장은 "지난해 9월만 해도 달러당 76~77엔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6개월 만에 20% 이상 상승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매우 큰 이벤트"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엔화 약세는 무엇보다 일본의 경기 부진에 크게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무역수지는 2011년 2분기부터 8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했다"며 "또 지난해 말 기준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10.0%, 부채 비율은 236.6%에 이르고 있다"고 임 팀장은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아베노믹스라고 불리는 일본의 디플레이션 탈피 정책도 엔화 약세를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일본은행(BOJ)은 지난 1월에 소비자물가 타겟을 기존 1%에서 2%로 상향 조정했으며, 이달에는 소비자물가 2% 목표 달성을 위해 2014년까지 본원통화와 자산매입 규모를 2배로 확대하는 슈퍼 유동성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임 팀장은 "BOJ의 유동성 확대는 美 연준(FED)의 월 850억달러(약 95조원)의 채권 매입보다 강한 정책으로 내년 말까지 엔화 약세가 불가피하다"며 "2% 물가 수준을 고려할 때, 엔/달러 환율은 올해 105엔 선, 내년에는 120엔 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국내 수출이 계속해서 환율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임 팀장은 "유로재정 위기와 미국의 부채 한도 문제 등은 대외 불안감이 완화되고 있어 이들에 의한 환율 상승 압력은 약해지고 있다"며 "다만, 국내 요인이라 할 수 있는 무역수지 흑자 등에 의해 실물부문에서 달러화 유동성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질실효환율 측면에서 적정 원/달러 환율은 1050원 내외로, 엔/달러 환율 105엔 가정 시에는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선그리고 120엔일 경우에는 875원으로 하락하게 될 것으로 추정했다.
임 팀장은 "올해 1분기 수출이 0.5% 증가에 그친 것은 무엇보다 글로벌 수요가 강하지 않았기 때문이긴 하지만, 엔화 약세도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엔화 약세가 조선, 자동차, 기계 그리고 철강 등의 업종에 크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