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올봄 랠리를 보이고 있는 미국 증시에 발맞춰 증시 전문가들의 황소장에 대한 기대감 역시 역대 최고 수준으로 고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금융전문지인 배런스 최신호는 월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반년마다 조사하는 '빅 머니 폴'의 결과 내년 중반까지 다우 지수가 1만 6000선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회복세와 연준의 출구 전략, 유럽 채무위기 등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기업 실적 향상과 미국 정치권의 문제 해결 능력을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런스가 공개한 빅 머니 폴에 따르면 월가 유력 운용역들의 74%는 앞으로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거나 큰 폭의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제출했다.
미국 증시의 강세장을 예상하는 이 같은 응답률은 배런스가 조사를 시작한 지 20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실제로 닷컴 버블이 발생했던 1999년 봄에 진행했던 조사에서도 증시의 강세장을 예상했던 답변은 45%에 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시장이 호황을 보였던 2000년대 중반까지도 전문가들의 미국 증시의 강세장 전망은 비슷한 수준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결과는 6개월 전과 비교해도 증시를 바라보는 월가 전문가들의 시선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당시 전문가들의 46%만이 미국 증시의 황소장을 예상했는데 이는 2012년 봄 조사 당시 55%의 응답률에서 떨어진 것이다.
참고로 6개월 전에 비해 미국 증시는 약 10%가량 랠리를 펼치고 있다.
특히 증시의 약세장 전망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는 점도 이번 조사의 특징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가을 미국 증시의 약세 흐름을 예상했던 전문가들의 응답률은 27% 수준이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단지 7%만이 하락 장세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 다우지수 1만 6000선 간다
이번 빅 머니폴 조사 결과를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전문가들은 다우지수 1만 5000선이 지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의 중간 전망치를 집계해보면 다우지수는 올해 말 1만 5136포인트에서 거래를 마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현 수준에 비해 4% 오른 수준이다.
여기에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1/3은 다우지수가 내년 중반까지 1만 6000선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나아가 1/4은 랠리가 이 수준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출했다.
S&P 500지수 역시 다우지수와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말 S&P 500지수가 현 수준에서 4.2% 오른 1621에서 거래를 마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도 나스닥 지수는 올해 말 3440포인트로 상승한 뒤 내년 상반기까지 3573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팀 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네 가지 이유를 들어 미국 증시의 강세 흐름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의 주택 시장이 5년에 걸친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자동차 제조업 및 에너지 업계 역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압력의 부재 역시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부풀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료 출처:배런스 재인용> |
◆ 전문가들의 바라본 증시 추동력은?
월가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 개선과 함께 미국 정계가 재정적자 타결안에 합의를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이플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존 볼랜드 매니저는 미국 정부의 재정지출 문제는 개인의 음주 문제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단기적으로는 별 문제가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16%만이 미국 재정절벽 이슈가 그들의 투자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45%의 매니저들은 미국이 세계 경제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뿐만 아니라 주식 시장 전반에 걸친 강세장을 예상하는 전망도 제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안부재 효과를 언급하면서 저금리 상황에서 증시로 돈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86%는 실제로 1년간 증시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역별로는 신흥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단기적으로 상품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올해 금 값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으며 채권을 비롯한 일부 고정 금리 상품은 앞으로 5년간 부진한 성적이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업종
이번 조사에 참여한 월가 증시 전문가들은 앞으로 1년 내에 첨단기술과 에너지, 금융 관련주들이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4명 중 1명꼴로 설비업종주가 가장 큰 폭의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 일부 매니저들은 PC 업황에 대한 우려에 일부 IT 관련주들에 대해서는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빅 머니 폴 조사에서 빠지지 않고 선호 종목으로 꼽히는 인텔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루미스 세일레스의 댄 퍼시 회장은 인텔의 배당금과 현금 보유 현황을 지목하면서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지목했다.
애플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덴버 인베스트먼트의 존 로버츠 매니저는 "제품 사이클이 빨라지고 있으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애플이 데스크탑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릴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 일부 전문가들, "증시 저항에 직면할 것"
모간 뎀프시의 마크 디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 경제 여건에 안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고 지적하면서 증시가 앞으로 약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연준의 완화정책을 지목하면서 "밸류 패러다임이 깨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모두가 위험을 고려하지 않고 랠리에 동참하고 있지만 연준의 이번 시험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차이 캐피털의 크리스토퍼 차이 대표는 증시가 단기간 저항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고수익 성향이 부각되면서 전통적인 투자 방법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비 부머들이 은퇴 자금을 위해 앞으로 주식을 내다 팔 것이라는 예상이다.
◆ 미국 경제 회복 예상 우세
빅 머니 폴 주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72%는 미국 경제가 올해와 내년 각각 2%와 3%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설문에 참여했던 VN 캐피털의 제임스 바나섹 매니저는 "미국 경제는 괜찮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유동성의 급격히 늘어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의 통화완화 정책을 지목하면서 "문제는 연준의 정책이 언제 중단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루미스 세일레스의 댄 퍼시 회장은 미국의 GDP 성장률이 2.5% 수준에서 움직이면 연준은 만족할 수 있지만 실업률을 목표치인 6.5% 수준으로 낮추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문에 참여한 47%의 매니저들은 연준이 2014년에 이르러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의 다음 의장으로는 자넷 옐런 부의장과 함께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거론되고 있다. 77%의 응답자들은 옐런이 버냉키의 뒤를 이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17% 정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더들리를 지목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