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 "부도가능성 크게 우려안해도 돼"
[뉴스핌=서정은 기자] 하이일드펀드가 좋다는 얘기를 들은 권경숙(53세․주부)씨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생각이 오락가락한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데 하물며 부도율이 높다는 정크본드에 투자하려하니 마음이 안놓인다. 예전에 중국펀드 등 높은 수익률에 현혹돼 투자했다 낭패를 봤던 아픔이 새록새록 되살아난다.
전문가들은 정크본드에 대해 '조건부 YES'라는 답을 내놨다. 하이일드펀드가 투자상품인 것만 명심한다면 정크본드의 부도가능성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18일 올해 하이일드 채권 부도율이 2% 내외에서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부터 하이일드 채권가격이 150%가량 오른 점을 고려해본다면 부도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자료 : 우리투자증권 제공> |
실제로 무디스는 올해 글로벌 하이일드 부도율을 2.7%로 예상하며, 역사적 평균인 4.7%보다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외국 신용평가사 기준으로는 '투자부적격' 채권이 국내 신평사의 평가등급으로 따지면 '투자등급'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도 정크본드에 대한 우려를 덜어준다. 이름만 정크(Junk)일 뿐, 생각보다 '쓰레기'로 규정될만한 부실기업이 많지 않다는 것.
S&P로부터 BBB 이하 등급을 받은 기업들은 포드자동차, 뉴욕타임즈, 리바이스, 버거킹 등이다.
포드자동차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56억7000만달러(한화 6조3674억원, 1달러=1100원 기준)이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작년 각각 9조563억원, 3조864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한다면 포드자동차를 무작정 투자부적격 기업이라고 매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S&P는 작년에야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상향했다.
그렇다면 포드자동차, 뉴욕타임즈 같은 우량한 기업들의 채권이 왜 정크본드로 분류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의 경우 국내 신용평가사보다 엄격한 재무 비율을 적용하고 있고,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기업들 수준 자체가 다르다고 설명한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하이일드펀드가 담고있는 정크본드는 일반적으로 선진 시장에 있는 고수익 채권"이라며 "선진시장과 우리 시장의 절대적인 위험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국제 기준으로 투기 등급일지라도 국내 등급으로 환산해보면 BBB 상단(투자등급)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도 가능성이 여전히 있는만큼 등급별로 편입 비중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문수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같은 투자등급이라도 CCC 등급의 채권보다는 BB나 B 등급의 편입비중이 높은 펀드에 투자해 안정성을 조금 더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자기간에 여유를 둔다면 채권가격은 만기에 액면가로 돌아가므로 투자 전에 기대했던 수익률을 일정부분 충족시켜 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