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입부족분만 12조, 잘못된 경제전망·공기업선진화 실패 탓
[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정부가 2009년을 제외하고 역대 최대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하 추경)을 편성한 가운데 12조원에 달하는 세입부족분에 대한 정부의 진정한 반성이 부족하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16일 국무회의를 통해 심의·의결한 2013년 추경안에 따르면 총 17조 3000억원의 추경은 세출확대에 5조 3000억원이, 세입경정에 12조원이 사용된다.
통상 추경이라고 묶어서 얘기하지만 추경에서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서는 규모는 세출쪽인 5조 3000억에 불과하다.
세입경정 12조원은 쉽게 이야기하면 세금부족분이 12조원이라는 뜻이다. 이중 6조원은 정부가 2012년과 올해 경제성장률을 실제보다 낙관적으로 전망하면서 부족해진 세금이다. 이에 따라 법인세나 종합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이 적게 걷혔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는 현오석 부총리.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지적에 현 부총리는 잘못된 경제전망을 바로 잡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라고 해명했다. |
그러나 결국 산업은행은 박근혜정부 들어 매각이 철회됐고 기업은행은 정부지분 50%를 제외한 지분만 매각하도록 바뀌었다.
이번 추경으로 지난해 14조 3000억원 적자였던 재정수지는 올해 23조 4000억원까지 떨어지고 GDP 대비로는 지난해 -1.1%에서 올해 -1.8%까지 확대된다.
국가부채도 지난해 445조원 규모에서 480조원으로 16조원 가까이 증가한다. GDP대비 부채 비중도 34.8%에서 36.2%로 부담이 늘 전망이다.
만약 정부가 경제전망을 최대한 실제와 가깝게 하고 공기업 선진화계획도 최대한 빨리 철회했더라면 추경 규모는 지금보단 축소되고 15조 8000억원의 적자국채발행도 대폭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정부는 추경을 발표하면서 지난 잘못된 경제정책에 대한 반성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성장률 전망이나 세외수입 전망을 잘못한 것을 경정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현오석 부총리는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하면서도 "다만 문제는 현실이다. 현실적으로 세수결손에 따른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에 그건 반드시 이번 추경에서 안고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 부총리는 "경제전망에 어려움이 있지만 그런 전망을 바로잡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라며 정부 비판에 해명했다.
이날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추경안 17조 3000억원 가운데 12조원은 세입 보전을 위한 것이고, 세출 확대는 5조 3000억원에 그치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예산심사 과정에서 민주당은 이런 정부 예산안에 대해 대폭 수정을 촉구했지만 정부와 새누리당이 이른바 '뻥튀기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정부는 18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4월안에 추경을 시행한다는 방침이지만 민주당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향후 국회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