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세계무역기구(WTO) 주재 미국 대사가 회원국들이 통상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있다며 맹렬하게 공격하고 나섰다. 특히 올해 발리 협상이 실패할 경우 미국이 WTO를 상대화할 수 있음을 시사해 주목했다.
11일(현지시각) 마이클 펑크 WTO 주재 미국 대사는 "WTO의 협상 기능이 마비된 상황에서 그냥 앉아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WTO 회원국들이 세계 교역 장벽을 줄이는 데 적극 나서고 있지 않다면서 특히 인도가 막대한 허점을 만들어 내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WTO의 159개 회원국들은 오는 12월 발리에서 세관 절차 불필요한 형식주의를 줄이자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무역에서 최대 1조 달러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발리 협상에서는 식량과 농산물에 대한 제한적인 개혁 방안과 빈곤국가에 대한 최혜국 대우 문제도 포함된다.
문제는 이러한 발리 협상이 세계교역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앞서 '도하라운드 협상'이 좌절되면서 크게 후퇴한 수준이라는 데 있다.
특히 인도가 주도하는 개도국 연합세력은 빈곤국가가 농산물 보조금 규제를 받지 않고 식량을 구매하고 저장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제안이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 펑크 대사는 이것이 무제한적인 보조금 왜곡 상황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펑크 대사는 오는 발리 회의에서의 타결을 목표로 모든 회원국은 4월 말 이전 각국 정부로부터 협상과 관련해 긴급 지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리 협상이 실패한다면, WTO의 무역협상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곳이 된다는 것이 우리가 보내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가 "지금 세계는 활발하게 성과를 내는 다른 무역협상들로 가득차 있다"는 사실을 환기한 대목은 미국 측이 WTO 협상을 상대화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