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낙점 vs. 崔 원장 의중 반영
[뉴스핌=김연순 기자] 금융감독원 부원장 2명을 포함해 임원 9명 전원이 일괄 사의를 표명하면서 지난 2008년 처럼 대대적인 물갈이가 재현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8년 이명박 정권 출범 당시에도 11명의 임원이 사의를 표명해 재신임 절차가 진행됐고 당시 임원 중 절반이 넘는 6명이 외부인으로 교체됐다.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청와대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관여할 것인가에 따라 이번 금감원 임원의 인사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이명박 정부처럼 인사를 낙점해 보낼지 이전 정부처럼 검증 수준에만 그칠지 여부에 따라 구체적인 인사 윤곽이 잡힐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청와대의 의중이 현재까지 베일에 가려 있어 아직까지도 하마평만 무성할 뿐 임원인사는 오리무중이다.
10일 정부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 임원인사 관련 자료는 이미 청와대로 넘어간 상태로 검증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청와대의 검증 작업이 생각보다 길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늦어도 다음주 초에는 윤곽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관건은 청와대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금감원 임원 인사에 관여할 지 여부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에는 청와대에서 검증하는 수준을 넘어 금감원 임원을 낙점했다.
이에 당시 사의를 표했던 11명의 임원 중 절반이 넘는 6명이 외부인으로 채워지는 대폭 물갈이가 이뤄져 2년차 이상 임원들은 대부분 옷을 벗었다.
금융위는 3명의 부원장 가운데 이우철 부원장을 유임시키고 2명의 부원장을 교체했다. 부원장보의 경우에는 외부 인사가 대거 영입되면서 물갈이가 이뤄졌다. 6명의 현직 부원장보 중 박광철 부원장보의 부원장 승진 외에는 양성용 부원장보가 유임된 것이 유일했다.
당시 금융권에선 2년차 이상 임원들이 대부분 옷을 벗었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다니는 소망교회의 금융인 선교회(소금회) 회원이었던 이우철 부원장의 유임과 관련해 이런저런 얘기도 흘러나왔다.
박근혜정부에선 금감원 임원 인사와 관련해 청와대의 검증작업이 길어지면서 물갈이 폭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08년처럼 외부영입 비중이 높아질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최근 박근혜정부 낙하산의 신호탄으로 홍기택 산업금융지주 회장이 선임되면서 이런 전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수현 금감원장이 "열심히 묵묵히 일하는 사람을 격려하는 인사를 할 것"이라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지만 인사향방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 아직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2003년 노무현 정부 때는 청와대가 검증에 주력했고, 2008년 이명박 정부 때는 청와대에서 낙점했다"면서 "박근혜 정부에서는 검증하는 수준에 그칠지, 낙점을 할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동시에 최수현 원장의 의중이 최대한 반영된 인사가 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금융위원회가 청와대와 사전조율을 통해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내려보낸 만큼 나머지 임원 인사에 대해선 최 원장의 의지를 최대한 반영할 것이란 얘기다. 또 2008년 당시 김종창 금감원장이 외부에서 영입된 데 비해 최수현 금감원장은 내부에서 승진 기용된 경우로 금감원 내부 사정에 밝다는 점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편 임원 인사를 둘러싸고 여러가지 해석과 추측이 교차하면서 부원장·부원장보 교체 가능성을 염두에 둔 하마평이 뜨겁다.
주재성 부원장 교체 시 후임에는 조영제 부원장보, 신응호 부원장보, 이기연 부원장보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 김건섭 부원장 교체시 증권담당 부원장엔 박영준 부원장보의 승진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박 부원장보는 외부 경력직으로 2008년 금감원에 들어오기 전에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캠프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담당 부원장보에는 양현근 은행감독국장과 김진수 기업금융개선국장, 권인원 감독총괄국장, 박세춘 은행검사국장, 김영린 거시감독국장이 하마평에 올라 있다.
증권담당 부원장보에는 이은태 금융투자감독국장과 이동엽 제재심의실 국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고, 보험담당 부원장보 자리에는 허창언 보험감독국장, 김수일 기획조정국장, 박용욱 특수은행검사국장, 이종욱 손해보험검사국장 등이 언급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