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글 장윤원 기자·사진 강소연 기자] 신인답지 않은 신인. 배우 조보아(23)에게 어울리는 표현이다. 태도가 아니라 신인으로서는 거침없는 행보를 두고 하는 말이다. 막 데뷔 1년을 맞는 조보아는 처음부터 드라마 주연을 꿰차더니 곧바로 쟁쟁한 연기자들이나 한다는 사극에 뛰어들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햇병아리 연기자가 정통 사극에 도전한다니 자연스레 이목이 집중됐다. 혹시나 하는 우려는 안타깝지만 현실이 됐다. 과한 노출과 연기력 논란이 기다렸다는 듯 그를 덮쳤다.
하지만 조보아는 당차다. 언제 그랬냐는 듯 아픔을 꾹 누르고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파란 새싹이 움트는 4월, 봄볕에 웃는 개나리마냥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한 조보아는 새로 쓰는 희망을 이야기했다.
#솔직한 사람
조보아는 화면보다 훨씬 예쁘다는 말에 “감사합니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앳된 구석이 많다. 애교 가득한 그의 미소에는 신인 티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경력이 짧아 자연스레 데뷔 무렵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처음 대중 앞에 서던 순간 조보아는 본의 아니게 성형 논란에 휩싸였다. 어릴 적 사진이 공개되자 심심찮게 세간을 떠돌던 성형 논란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어쩌다보니 어릴 적 사진이 공개돼 지금은 다들 성형하지 않았다는 걸 알아주세요. 다만 그 전에는 의혹을 좀 받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딱히 논란에 대해 크게 생각 안 했어요. ‘여기도 했고, 저기도 했고. 다 했네’라는 말 들으면 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에요. 안했는데 그런 말을 들으니까 좀 억울했죠.”
조보아의 연기자로서의 삶은 케이블채널 tvN의 드라마 ‘닥치고 꽃미남 밴드’에서 주연을 맡으며 시작됐다. 데뷔작으로 무려 주연이라니. 신인 연기자로서는 로또에 맞은 셈이다.
“왜 안 기뻤겠어요. 다만 책임감이 컸고 부담도 됐어요. 무엇보다 ‘이게 뭐지?’ 싶더라고요. 연기를 막 시작했는데 갑자기 주연이라니 얼떨떨한 거 있죠. 다행히 또래 배우들과 함께 하는 작품이라 편안했어요. 정말 다행이죠.”
당시 조보아가 연기한 캐릭터는 꿋꿋하고 밝은 임수아. 힘든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당찬 인물이다. 조보아에게 연기 인생을 열어준 소중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저와 성격이 닮았어요. 그냥 저라고 보시면 돼요. 임수아 자체가 조보아를 표현한 거예요. 연기에 대해 아는 것도 많이 없었기에 제 경험들을 가지고 캐릭터를 표현할 수밖에 없었어요. 아마 평생 기억에 남지 않을까 싶어요.”
#성장통
‘닥치고 꽃미남 밴드’를 통해 눈도장을 찍은 조보아는 다음 작품에서 놀랍게도 MBC 사극 ‘마의’의 출연을 결정지었다. 신인으로서는 대단한 성과였지만 연기 경험이 적은 신예 조보아로서는 마냥 기뻐할 일은 아니었다.
‘마의’는 조보아에게 생채기를 남겼다.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조보아의 노출 논란은 애교였다. 뒤이어 터진 연기력 논란은 더 심했다. ‘조보아 발연기’가 온라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조보아는 당시 '발연기' 논란에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울었어요. 그 날 하루, 되게 많이 울었어요. 그 다음날 ‘마의’를 보셨다면 얼굴이 퉁퉁 부은 걸 느끼셨을 거예요. 엄청 울고 나서 바로 찍었거든요. 그 때 심경은 뭐랄까요. 난생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어요. 지금은 괜찮지만 그땐 되게 괴로웠어요.”
연기력 논란을 겪으며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상황이 누군들 기꺼울까. 한바탕 난리를 겪은 조보아는 당시를 담담하게 회고했다.
“정말 원망할 대상은 제 자신밖에 없었어요. 스스로가 너무 답답하고 한심했죠. 논란에 대해 인정하니 마음은 편했는데 힘든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돌이켜보면 나중에 연기로 표현할 수 있는 또 다른 저만의 감정이 생긴 거죠. 그런 면에서 보면 좋은 일이잖아요? 일종의 성장통이라 생각해요.“
조보아는 채 아물지 않은 상처를 애써 숨기기보다 딱지가 내려앉아 괜찮다며 웃었다. 긍정적 에너지. 조보아는 발목을 잡는 논란에도 계속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호된 성장통을 겪다보니 앞으로 좀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듯해요. 마음이 좀 단단해진 느낌이랄까요. 상처 받은 몇 배의 값진 경험을 얻은 게 기쁜 일이죠. 작품을 통해 쟁쟁한 선배님들과 호흡하며 연기뿐 아니라 인생에 대해 배웠어요. 물론 발성이나 발음 등 기본에 충실한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고요.”
이순재, 손창민 등 ‘마의’에서 함께 했던 선배 연기자들 자랑을 쉴 새 없이 늘어놓던 조보아는 특히 조승우를 롤모델로 꼽았다.
“작품을 통해 조승우 선배님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됐어요. 그냥 멋진 배우, 뮤지컬·영화배우라고 여겼는데 더 큰 매력을 느꼈어요. 연기도 그렇지만 인성에서도 많은 걸 배웠어요. 항상 밝고 배려를 해주셨죠. 그런 부분이 존경스러워요.”
#연애
한창 이성에 끌릴 나이. 조보아는 과거 한 방송에서 가수 박효신을 이상형으로 꼽으며 '5년 간 짝사랑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박효신 이야기를 꺼내자 조보아는 기다렸다는 듯 감춰뒀던 ‘팬심’을 드러냈다.
“워낙 어릴 때부터 박효신씨 노래를 많이 들었어요. 발라드를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듣게 되더라고요. 목소리가 독특하고 멋지잖아요. 원래 노래 잘하는 남자가 이상형이에요. 여담이지만 B형 남자보다 A형 남자가 좋아요. 나쁜 남자보다 착한 남자가 끌리거든요. 세심하고 배려 깊고 좋아하는 마음 다 표현해주는 사람 만나야죠.(웃음)”
조보아의 연애관은 헌신적이다. 연애를 한다면 상대방이 원하는 건 다 해주고 싶어진다며 배시시 웃었다.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일 하다 연애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조보아. 쑥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빨리 결혼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결혼이라는 거, 정말 해 보고 싶지 않아요? 저는 결혼해서 아기를 갖고 가정을 꾸리고 싶어요. 그게 참 예뻐 보여요. 혹시 예능 '아빠 어디가' 보세요? 그 프로 정말 좋아해요. 예쁜 아기들에 푹 빠지다 보면 절로 빨리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우 조보아
화려한 데뷔식도 치렀고, 호된 질타도 받았다. 경험도 적고 미숙했던 조보아는 배우로서 삶이 녹록치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앞으로가 더 험난한 길. 하지만 각오는 단단히 돼 있다.
“연기 욕심이 무척 많아요. 연륜이 차면 연기 폭이 넓어진다는 생각에 얼른 나이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지금은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봐요. 일단 제 나이에 맞는 역할부터 차근차근 시작하고 싶어요. 혼자 떠나는 여행을 좋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듯해요. 사람들과 만나고 경험하고 관찰하는 연기자가 꿈이거든요. 자연스레 그 과정에서 넓은 시야와 경험을 쌓게 될 거라 믿어요. 아직 젊잖아요. 의지가 확실하니 일단 밀어붙일 참이에요.(웃음)”
[뉴스핌 Newspim] 글 장윤원 기자 (yunwon@newspim.com)·사진 강소연 기자 (kang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