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지난해 글로벌 회사채 발행 붐에 가려 상대적으로 주춤했던 아시아 기업대출 시장이 올해 후끈 달아오른 인수합병(M&A) 붐을 타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몇 개월 사이 대규모 기업 우량 담보대출(점보론)이 늘고 있다면서, 올해 대형 M&A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소시에테 제네랄과 같은 유럽 은행들이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는 영향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조사 기관 딜로직의 자료에 의하면 올 1월부터 3월까지 아시아 시장 내 점보론은 총 7건으로 여덟 번째 점보론도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최대규모는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캐나다 원유 생산업체 넥센 인수를 위해 조달한 60억 유로 브릿지론이다. 업계에서는 10억 달러 이상 대출을 점보론으로 간주한다.
CNOOC 브릿지론에 참여한 은행 20곳 중에는 프랑스의 소시에테 제네랄도 포함돼 있다. 이는 디레버리징 및 구조조정 등의 이유로 지난 몇 년 간 아시아 대출시장을 떠나있던 유럽 은행들이 우량기업 대출 등에 눈독을 들이며 시장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태평양대출시장협회(Asia-Pacific Loan Market Association; APLMA) 아태지역 대표 아툴 소드히는 “유럽 은행들이 유럽 내 고객들을 지원할 여건을 잘 갖춘 상태고 글로벌 경기 개선 분위기 속에서 아시아 내에서도 영업 기회를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 담당이사 아밋 카타르는 “아시아 은행들의 유동성이 상당히 개선되고 대출 조건 역시 적극적으로 제시해 대출이 점차 늘고 있다”면서 “특히 우량기업과 이벤트성 파이낸싱 중심으로 대출이 증가 중”이라고 말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이번 분기 일본 및 호주 제외 아시아 지역에서 인수관련 대출은 총 대출 규모의 19%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07년 4분기 이후 최대 수준이다.
WSJ는 최근 점보 기업대출 시장 활동 중에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역시 주목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최대 80억 달러 규모 부채 차환에 나설 계획으로 다수 은행들의 러브콜을 받은 상태. 특히 알리바바가 올해나 내년에 IPO에 나설 수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은행들이 더 군침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