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 '브리튼우즈' 기구 설립 공감대 형성된 듯"
[뉴스핌=우동환 기자] '브릭스(BRICS)' 국가들이 저성장 국면과 환율 변동성을 억제하기 위해 세계은행(World Bank)과 국제통화기금(IMF)를 우회할 수 있는 새로운 기구를 창설할 방침이다.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 정상들은 26일부터 열리는 브릭스 연례 회의에서 신규 개발은행을 창설하는 방안을 승인할 예정이다.
브릭스 5개국 정부는 외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외환보유고를 공동운영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프론티어 어드바이저리의 마틴 데이비스 최고경영자(CEO)가 "브릭스 국가들은 개발도상국을 위한 새로운 '브레튼우즈' 기구를 설립하는 방안에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이다마이테 은코아나-마샤바네 국제관계협력부 장관은 IMF와 세계은행을 지목하면서 "국제 금융기관이 수행하는 사업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개혁을 촉구한 바 있다.
'브릭스'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골드만삭스의 짐 오닐 역시 "만약 브릭스가 개발은행 창설을 선언하게 된다면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적어도 브릭스가 정치적 측면에서 어떤 성과를 도출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다만 브릭스 정상들이 이번 회담에서 개발은행 창설에 합의하더라도 출자 및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마하일 마르겔로프 특사는 앞서 이번 회담에서 새 기구 창설과 관련해 세부 사항을 조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국제 자본 흐름에서 차지하는 비중에도 불구하고 브릭스 국가간 공동 투자는 여전히 저조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제연합 무역개발회의(UNCTAD)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지난 10년간 브릭스 투자의 94%는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브릭스 회원국보다는 주로 유럽 기업에 대한 인수와 아시아 주변국에 초점을 맞춰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