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새정부와의 정책공조 차원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전한 상황이다.
하지만 당장 3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시장 참여자는 많지 않다. 대내외 상황이 어수선한 형국에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정책수단을 소모하기보다는 정책공조의 강도와 시기를 저울질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막상 기준금리가 동결돼도 지난 2월과 마찬가지로 시장에 아무런 충격을 주지 못할 수 있다.
이에 3월 금통위 이상으로 주목받는 것은 외국인의 국채선물 포지션이다. 17만 계약 이상의 누적순매수를 쌓아 놓은 외국인이 다음 주 월물교체를 앞두고 차익실현 여부가 시장의 관심사다.
◆ 이번 주 국고채 3년물 2.60~2.73%, 5년물 2.71~2.84% 전망
지난 10일 뉴스핌이 국내 및 외국계 금융회사 소속 채권 매니저 및 애널리스트 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 주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2.60~2.73%, 국고채 5년물 수익률은 2.71~2.84%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국고채 3년 만기물의 경우 이번 주 예측치 저점은 최저치가 2.55%, 최고치는 2.63%로 조사됐으며 예측치 고점은 최저치가 2.70%, 최고치가 2.75%로 나타났다.
국고채 5년 만기물의 이번 주 예측치 저점은 최저치는 2.65%, 최고치는 2.74%였으며 예측치 고점은 최저가 2.81%, 최고치는 2.87%로 전망됐다.
컨센서스 전망치의 상단에서 하단을 뺀 상하수익률 갭은 3년물과 5년물이 모두 0.14%p였다.
또 전 예측치로 보면 최고에서 최저간 차이가 3년물은 0.20%p, 5년물은 0.22%p였다.
중간값으로 보면 3년물은 2.67%로 지난주 종가보다 1bp 높았고 5년물은 2.78%로 역시 전주 대비 1bp 높았다.
◆ 외인 매수 소강상태+매파적 2월 의사록
지난주 채권시장은 오래간만에 강세 일변도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직전주 대비 소폭 금리가 상승했다.
그동안 시장을 강하게 견인하던 외국인의 매수세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2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매파적 스탠스가 확인됐고 호주, ECB 등 주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동결되면서 약세 심리를 부추겼다.
또한 미국 지표의 개선세와 이에 따른 다우지수의 연속적인 사상최고치 경신이 조정의 빌미로 작용했다.
이에 최근 해외금리와 디커플링 넘어 '역커플링'을 보였던 서울 채권시장은 한 주간 완만한 약세를 보이며 조정무드를 연출했다.
다만, 여전히 금리의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 사상 최고수준으로 국채선물 누적순매수를 쌓아 놓은 외국인의 포지션 변화는 포착되지 않았고 재형저축 출시 등 우호적 수급여건이 시장 금리의 상승을 가로막았다.
◆ 새정부 첫 금통위, '인하 같은 동결' 반복될까
새롭게 출범한 박근혜 정부와의 정책공조 차원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대외지표가 개선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기준금리 결정이 정치적 이슈로 변질되면서 국고채 금리는 사상 최저수준에서 2~3bp 내의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당장 3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예견하는 시장 참여자는 많지 않다. 정부의 주요인선이 늦어지면서 한은 역시 통화정책의 완화시기를 저울질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13일로 어렵게 일정을 잡은 상황이고 첫 국무회의는 11일에야 개최된다. 어수선한 정국 상황에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정책수단을 써버리기보다는 정책여력을 비축한 채, 정책공조의 강도와 시기를 저울질 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막상 3월 기준금리가 동결된다고 해도 시장금리의 상승폭은 매우 제한적일 전망이다.
지난 2월 동결 당시에도 시장금리는 전혀 상승하지 않았다. 시장은 3월 금통위가 끝나면 바로 '4월 인하론'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3월 금통위 이상으로 주목받는 것은 외국인의 국채선물 포지션이다. 17만 계약 이상의 누적순매수를 쌓아 놓은 외국인이 다음 주 월물교체를 앞두고 차익실현에 나설 경우 채권금리는 급하게 튀어오를 수 있다. 반대로 외국인의 무난한 롤오버가 진행될 경우 4월 인하 여부와 관계없이 밀리면 사자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지난 7일 북한에 대한 UN의 제재결의안이 발표되면서 주 후반 우리 증시는 글로벌 위험자산 강세 분위기에 편승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의 '학습효과'로 인해 우리 금융시장에서 외국인의 이탈이나 국내 기관의 리스크 관리 시도는 감지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의 경계감을 무시하긴 어려운 상태다.
북한과의 대치가 장기전에 돌입할 경우 위험자산이건 안전자산 쪽이건 불리한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우리증시가 지정학적 리스크를 극복하고 글로벌 위험자산의 강세 분위기에 편승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