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디자이너 브랜드들 생중계 늘어..고객취향 반영해 업체에도 큰 도움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폐쇄적이고 배타적이기로 유명했던 패션쇼가 변하고 있다.
패션쇼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정보 전달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던 시대는 지났다. 블로거들이 쇼가 열리는 행사장에 들어가게 된데 이어 이제는 아예 쇼를 생중계(Live streaming) 해주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주까지 열렸던 뉴욕 패션위크에서 다수의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생중계를 했으며 이를 통해 배타성을 벗고 사업적으로도 도움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엔 패션쇼가 열리는 무대 런웨이(Runway)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 좌석 이른바 '프론트 로우(Front row)'에는 디자이너가 초대를 한 제한된 몇 사람만 앉을 수 있었다. 소수의 잡지 편집장이나 디자이너, 그리고 유명인(셀리브리티)들이 이 좌석을 차지해 왔다. 쇼가 열리는 행사장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도 제한됐다. 최근엔 물론 영향력이 있는 파워 블로거들도 자리를 차지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대고 있지만.
이번 뉴욕 패션위크에서 가죽 라이딩 재킷과 코트 등으로 유명한 영국 브랜드 벨스타프(Belstaff)의 패션쇼가 열렸을 때 행사장뿐 아니라 바쁜 곳이 행사장 밖이었다고 NYT 전했다. 바로 생중계를 담당하고 있는 자체 인력들이 있는 곳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급'을 지향하는 브랜드들은 대중에게 너무 노출되는 걸 꺼려했다. 값싼 브랜드 이미지를 갖게 될까봐서였다. 그래서 전자 상거래는 대중적인 브랜드들이나 하는 걸로 치부하고 바이어들을 통한 폐쇄적인 판매를 고수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점점 더 대중이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되고 있으며 디자이너들도 그들로부터 더 듣기를 원하게 됐다. 그리고 제품을 선별 구매하는 바이어들보다 트위터 등을 이용하는 대중이 더 영향력이 있다고 판단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간헐적으로 시작된 생중계 콘텐츠는 이제 아예 정기적으로 패션 블로그나 스타일 사이트 등에 일괄 판매되기까지 한다. 버버리 등의 브랜드 패션쇼에서 생중계로 선보인 제품을 리스트(Lyst)나 모다 오페란디(Moda Operandi) 같은 웹사이트에선 바로 구매할 수도 있다.
생중계는 브랜드에 큰 도움이 된다. 우선 고객의 취향을 곧바로 체크할 수 있다.
마이클 코어스 패션쇼 생중계를 볼 수 있도록 한 페이지(출처=GQ) |
우얄라는 이번 뉴욕 패션위크에서 DKNY와 마크 제이콥스, 오스카 드 라 렌타, 벨스타프, 토리 버치 등 77개 브랜드의 패션쇼를 생중계했다.
또 다른 생중계 서비스 업체 B프로덕션는 최근 몇 년간 생중계 시장이 연 20~40%씩 성장하고 있으며 콘텐츠는 점점 더 비싸지고 있다고 밝혔다.
브랜드들은 생중계를 본 사람들의 트위터 멘션을 확인함으로써 어떤 제품을 시장에 내놓아야 할 지도 결정하며, 나라별로 다른 취향을 반영해 상품을 구성하는 등 전자 상거래에도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마크 제이콥스는 이번 뉴욕 패션위크 생중계에서 시청자들이 여행용 가방에 맹렬한 반응을 보이자 이를 바이어들에게 고지했고, 토리 버치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이 어떤 룩을 좋아하는지를 분석했다.
모다 오페란디의 어슬로그 매그누스도티르 CEO는 "고객들은 패션쇼에서 선보인 뒤 몇 달 후에나 시판될 제품에 대한 디자인을 놓고 고민할 수 있기도 하다"고 생중계에 의미를 부여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