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변동 대공황 이후 최저… 꼬리위험 소멸?
[뉴스핌=우동환 기자] 최근 투자자들이 시장의 위험 요인을 바라보는 감각이 무뎌지면서 주식 시장이 랠리를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최근 증시의 랠리를 이끄는 요인으로 다른 해석도 나오고 있어 단기간 조정도 예상해야 한다는 신중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9일자 월스트리트저널은 월가 투자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금융시장을 바라보는 미국 투자자들의 시선에서 공포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주까지 미국 S&P500 지수는 주간으로 7주간 상승하며 지난 2011년 1월 이후 최장 기간 오름세를 유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우지수 역시 올해 들어 6.7% 상승했으며 지난주에는 역대 최고점에서 182포인트 모자란 수준까지 근접했다.

이처럼 증시가 강한 랠리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로 금융위기 이후 움츠러들었던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투자 자문사들은 최근 몇 년간 투자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투자자들이 이제는 다른 대형 악재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벨 에어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데럴 크라스노프 이사는 "사람들이 공포에 대해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그동안 자금을 뺐던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투자심리가 공포에서 완전히 멀어지고 있다고 단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할당 비중이 30년래 가장 낮은 수준이었으며 지난 5년간 채권의 강세가 유지됐다는 점에서 자금이 증시로 이동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 기업들의 실적은 완만하지만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S&P500 기업들의 순이익은 6.7% 가량 증가한 뒤 내년에는 11.6% 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양호한 실적 전망에 비추어 볼 때 S&P5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5배 정이지만, 아직 1950년대 이후 기록한 평균 PER 배수 16.4배보다 낮다.
투자심리의 개선 조짐은 '공포지수'의 하락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 공포지수 VIX, 올해 30% 하락하면서 5년 최저치
공포지수로 널리 알려진 CBOE 변동성지수(VIX)는 올해 들어 계속 15 수준을 밑돌고 있다. 2013년 들어 이 지수는 최대 30% 이상 하락하면서 5년 최저치인 12.4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유럽의 채무위기와 함께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설이 돌았던 지난 2011년 8월과 11월에는 40까지 상승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매크로 리스크 어드바이저스의 딘 커너트 대표는 최근 투자자들은 주가의 하락세를 매도 신호가 아닌 매수 기회로 보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해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시퀘스터 문제가 남아있으며 유로존 경제도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에서 단기 조정이 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또한 최근 증시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과 관련해 위험 자산 선호도가 다소 과장된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협회(ICI)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머니마켓 펀드에 1440억 달러의 자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8년 말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자금 흐름으로, 미국의 재정절벽 우려와 함께 금융거래세 인상을 대비해 자산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되고 있다.
◆ 시장 변동성 소멸, 투자자 낙관 주목
그럼에도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 대해 덜 불안감을 느낀다는 증거는 속속 감지되고 있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가 운영하는 중계 업체의 집계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거래 비중은 지난해 1월에 비해 8%가량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찰스 슈왑 역시 비슷한 집계를 내놓고 있다. 1월 들어 하루 평균 고객들의 주식 거래 규모는 2011년 하반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S&P500 지수의 일일 변동폭은 2013년 들어 0.43%까지 낮아졌다. 최근 5년 동안 평균이 1.08%인 것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으로 1930년대 대공황 시기 이후에는 최저 수준이다.
이는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된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되지만, 약세론자들은 이를 두고 투자자의 낙관론이 지나친 상황임을 보여주는 부정적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USAA인베스트먼트의 주식투자 담당 부사장인 샌 안토니오는 블룸버그통신과 대담에서 "지금 시장의 랠리가 너무 빠른 것 아닌지 우려된다"면서, "경제성장이 강력하지도 않고 시장의 변동성을 갑자기 끌어올릴 위기 변수가 잠복해 있는 상황에서 증시가 너무 강력하다는 것은 조정 국면이 뒤따라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블랙스완"의 저자 나심 탈레브는 "연준의 국채 매입으로 인위적인 저금리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투자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채권시장이 염려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주식을 사게되는, 너무나도 인위적인 환경 속에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2013년 1월에 미국 주식펀드로 300억 달러 가량 유입되면서 2004년 이래 가장 큰 폭의 자금 유입을 기록했는데, 그 이후 최근에는 다시 일부 자금이 빠져나가기도 했다.
앞서 미국 증시가 위기 이후 바닥에 도달한 이후 약 3000억 달러의 자금이 주식펀드에서 빠져나간 바 있어 최근의 변화를 놓고 '대전환(Great Rotation)'이란 용어도 나오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