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채를 포함한 안전자산에서 주식을 중심으로 한 위험자산으로의 자본대순환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실질적인 대순환은 비유로존에서 유로존을 향해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6개월 사이 유로화가 최고 신용등급의 통화에 대해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낸 데다 주변국 국채가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
19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유로화 하락 및 상승에 대한 헤지를 위한 버터플라이 옵션이 2008년 3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로존 주변국의 부채위기에 대한 공포가 진정되면서 유로화가 강한 상승 흐름을 타는 한편 옵션 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도 크게 꺾인 모습이다.
주변국의 부채위기가 뿌리 뽑히지 않았지만 옵션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유로존 붕괴에 대한 리스크는 말끔하게 녹아내린 셈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데이비드 우 글로벌 외환 및 채권 리서치 헤드는 “글로벌 투자자금이 유로존 바깥에서 유로존 내부로 행로를 변경하고 있다”며 “지난해 여름부터 리스크가 꺾이기 시작한 데 이어 정상화 수순으로 본격 접어드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말 기준 유로존 은행권은 유럽중앙은행(ECB)의 3년 만기 장기저리대출 자금을 총 1372억유로 상환해 자금 흐름이 원활하다는 사실을 반증했다.
자금시장의 유동성 경색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 유동성 상황을 반영하는 유로 파이낸셜 컨디션 인덱스는 지난해 9월 5년만에 처음으로 플러스권에 진입했고, 지난 1월25일 0.665를 기록해 위기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투자심리 회복은 주변국 국채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리스와 포르투갈, 아일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등 부채위기 국가의 국채가 최근 6개월 사이 일제히 11% 이상 상승해 글로벌 국채시장에서 단연 두각을 드러냈다.
베어링 애셋 매니지먼트의 앨런 윌드 채권 및 외환 헤드는 “유로존 붕괴 및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진정됐다”며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정책 및 정치권 관련 리스크도 크게 떨어졌다”고 판단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의 앤드류 살터 외환 전략가는 “유로존에서 스위스 프랑화나 호주 달러화로 유입됐던 자금 흐름에 뚜렷한 기류 변화가 발생했다”며 “ECB의 자금 지원과 국채 매입이 시장 경계 심리를 낮추는 데 크게 한 몫 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