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3사 두 달간 가입액 3조원
[뉴스핌=최주은 기자] 최근 즉시연금 상품에 가입이 몰리고 있지만, 생명보험사들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지속적인 저금리 기조에 따른 자산 운용 부담 때문이다.
9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두 달 동안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이 판매한 즉시연금 가입액이 3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7월까지 5700억원 수준을 유지하다 8월 한 달에만 1조7200억원이 몰리는 등 가입액이 급증했다. 이는 지난 8월 비과세 혜택을 축소하는 세제 개편안이 발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즉시연금은 목돈을 한꺼번에 넣고 월급처럼 매달 일정 금액을 받는 상품으로 은퇴 후 노후 대비용으로 인기가 높다. 가입자가 사망할 때까지 원금과 이자를 나눠받는 종신형과, 가입자는 매달 이자만 받고 원금은 일정 기간 후 받는 상속형으로 나뉜다.
현행 즉시연금은 10년 이상만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이 있지만, 오는 15일 이후에는 2억원을 초과한 상속형 즉시연금에 대해서는 비과세가 폐지된다.
최근 즉시연금 상품에 가입자가 몰리는 것은 이 같은 절판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가입자가 몰리자 일부 생보사들은 은행으로 유입되는 즉시연금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저금리 기조 속 역마진 우려와 자산운용 부담 때문이다.
2009년 말 4.41%를 기록한 국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013년 2월 8일 현재 2.72%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시장금리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 동안 국내 보험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가려져 있었던 역마진 리스크가 서서히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생보사 관계자는 “즉시연금 가입액이 급증하는 추세”라며 “저금리가 이어지고 있어 장기적으로 자산운용에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리스크 관리 부서가 있지만, 가입액이 몰리는 부분에 대해 사전 차단의 필요성이 있다고 회사 측에서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 증권사는 역마진 관리가 생보사의 실적 개선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8일 삼성생명의 경우 역마진 관리가 실적 개선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삼성생명의 작년 말 현재 이원차 마진율은 -53bp로 전년 동기 대비 27bp, 전 분기 대비 10bp 하락했다”며 “2010회계연도 이래 이자부자산의 보유이원이 18bp 하락하면서 즉시연금 유입에 따른 역마진 스프레드 완화 속도를 추월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즉시연금 가입액이 2012회계연도 1분기 대비 3분기에는 3배 정도가 급증했지만, 생보사들이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