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기자] NHN 창업주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이 승부수를 준비하고 있다. 지금의 NHN 사업구조로는 성장의 한계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이해진 의장은 강화되는 정부규제와 모바일 시대에 맞는 진용 구축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29일 포털업계에 따르면 이해진 NHN 의장이 성장정체와 새로운 활로 모색 차원에서 현재의 사업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다. 기존 부문별 사업조직을 경쟁력있는 사업조직으로 나누기 위한 방안이다.
현재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방안에는 NHN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한게임 사업부문의 분할이다. 한게임은 NHN의 핵심 사업조직 가운데 하나이다. 배경에는 NHN이 한게임 분할을 통해 정부규제의 그늘을 피하기 위한 방책으로 풀이된다. 지금처럼 NHN 조직 내에 한게임 사업부문이 존속할 경우 포털사업부문등 다른 사업에도 규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는 SK텔레콤이 지난 2011년 10월 온라인사업(플랫폼) 부문을 분사해 설립한 SK플래닛과 같은 그림이다. 당시 SK텔레콤은 내부적으로 온라인 사업조직이 규제산업인 통신서비스와 한솥밥을 먹으면서 분할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NHN의 한게임도 같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NHN 설립 초창기인 2000년대 이후 한게임은 현금창출의 일등공신으로 성장을 견인했다. 고포류(고스톱·포커류)를 통한 일일 매출이 10억원을 넘기며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NHN은 한게임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다시 포털사업인 네이버에 투자, 또 다른 성장축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다만 논란은 있었다. 한게임의 내용물이 대부분 고포류 중심의 사행성 게임으로 이뤄졌다는 비난은 이어졌다.
이 때문에 국정감사에서도 한게임의 고포류 게임은 계속 논란을 낳았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해 정부의 게임규제 정책도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는 고포류 게임의 사행적 운영 금지 지침을 전격, 발표했다. 골자는 이용자의 베팅 금액을 법으로 제한하고 위반시 해당 사업자의 처벌 근거를 마련, 올 1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지난해부터 본격 개화하기 시작한 모바일 환경도 이 의장의 조직 변화 의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ICT(정보통신기술)의 생태계 조직은 모바일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게임은 물론 포털에도 위기감으로 다가왔다. 게임과 함께 포털은 NHN의 또 다른 핵심축이다.
이 의장도 오래 전부터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모바일 사업 강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바일 사업을 전담할 법인설립 검토작업도 이렇게 시작됐다.
이달 초 NHN 한 고위 관계자 역시 "현재 공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나 모바일 전담조직의 필요성을 느끼고 해당부서에서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당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NHN 관계자도 "네이버가 모바일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겠냐"며 모바일 별도법인 설립등 다양한 모바일시장 대응전략을 내비쳤다.
이처럼 이 의장이 과감하게 사업조직을 재정비에 나선 궁극적인 배경에는 NHN을 둘러싼 위기감 때문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제 NHN은 성장정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분기별 영업이익 매번 1500억원 전후의 안정적인 모습이나 과거와 달리 성장률은 거의 둔화된 상태이다. 대부분이 외부요인이 크다. PC에서 모바일로 변화와 함께 정부규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