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질적 성장 추구
[뉴스핌=서영준 기자] 기아자동차도 환율에 울상을 지었다.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거두긴 했지만, 4분기 수익성 악화는 성장세를 한 풀 꺾이게 만들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본격화된 원화 강세와 북미 연비 과장 표시에 따른 충당금 설정 등은 4분기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노조 파업으로 인한 생산성 약화 역시 영향을 미쳤다.
25일 기아차는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기업설명회를 갖고 4분기 영업이익이 404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1.1%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11조 2770억원으로 2.9% 상승했다.
수익성을 알 수 있는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3.9% 하락한 3.6%를 기록했다. IFRS 도입 이후 분기 영업이익률 최저치다.
기아차의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원화 강세로 인한 원/달러 환율의 급락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연초 1127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연말 1065원까지 떨어졌다. 기아차는 올해도 원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1050원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2000억원에 달하는 북미 연비 사태 관련 충당금 또한 4분기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박한우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4분기에 각종 악재들이 몰렸다"며 "환율 1.7%, 미국 연비 보상 1.8%, 판매믹스 0.4% 정도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편, 기아차는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매출은 47조 2429억원으로 전년 대비 9.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3조 5223억원으로 0.7% 상승했다.
이는 판매물량 증가와 K5·K7·K9 등의 중대형차급의 판매비중 확대(10.8% → 14.2%)로 인한 평균 판매단가 개선에 힘입은 것이다.
올해 기아차는 질적 성장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더불어 환율 변동 등 대내외 불안 요인을 최대한 극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기아차는 올해 국내 공장 160만대, 해외 공장 115만대 등 총 275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국내외 판매 목표는 274만 5000대로 전년 대비 1.3%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미국 57만대 유럽 33만 5000대 중국 50만대 등이다.
특히 기아차는 K시리즈 판매에 집중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오는 3월 K3·K7 등을 선보이며 K7의 경우 작년 2만대에서 올해 3만대로 판매 목표를 올렸다.
환율 압박에 따른 수익성 개선에도 적극 나선다. 주우정 기아차 재무관리실장은 "원화강세가 추가적으로 진행되면 수출 가격 인상도 검토하고 있다"며 "플랫폼 통합률을 높이는 등 생산에 있어 효율성을 제고하고, 제한된 물량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부분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어려운 경영 여건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경쟁력 있는 제품과 안정된 품질을 앞세워 브랜드 인지도를 한층 높이고 제 값 받기를 통한 내실경영을 더욱 강화해 수익성 강화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