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규모 5000억원에 수요 9700억원 몰려...'금리인하' 기대감 작용
[뉴스핌=이영기 기자] 새해들어 첫 대규모 물량인 LG생활건강의 회사채가 물량기준으로는 최대 수요가 몰리는 신기록을 세웠다.
총 50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에서 9700억원의 투자자금이 쏟아졌고 자금규모로는 지난해 수요예측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대이기 때문이다.
발행시장 관계자는 여기에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9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LG생건이 3년만기 2900억원과 5년만기 2100억원 총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오는 15일 발행한다.
발행금리는 당초 제시한 공모희망금리 상단보다 3년만기물은 0.03%p, 5년물은 0.02%p가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각각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 + 0.34%'와 '5년만기 국고채 수익률 + 0.32%'.
LG생건의 해당만기 개별민평금리보다도 각각 0.04%p와 0.05%p낮은 수준이다.
이는 지난 8일 실시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3년물 3000억원에 대해서는 5300억원, 5년물 2000억원에 대해 4400억원의 투자수요가 참가해 공모희망금리 상한보다 낮은 금리수준에서 수요가 이미 넘쳐 흘렀기 때문이다.
특히 5년만기물에 대해서는 가산금리 0.32%p수준에서 수요가 집중돼 유효수요물량의 결정이 어려울 지경이었다. 이에 LG생건은 3년물 발행규모를 100억원 줄이는 대신 5년물을 100억원 증액하는 등 만기별 발행금액을 조정했다.
시장관계자들은 이같은 호황에 대해 우선 LG생건의 회사채 등급이 AA+로 우량등급인데다, 업종도 가장 선호되는 내수업종이라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 크레딧애널리스트는 "업종이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내수업종이고 우량등급에 발행물량도 그리 많지 않아 원래 인기가 좋은 종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연말의 금리상승기대감으로 투자를 미루던 투자자들이 연초 금리하락으로 기대가 바뀌면서 투자자들이 가세한 영향도 큰 것으로 보인다.
연기금이나 보험사 등 만기까지 보유하는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발행시장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는 보험사와 연기금 등 만기보유 투자자들이 많이 참여한 것으로 안다"면서 "해가 바뀌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그간 금리가 오를때를 기다리던 대기수요가 한꺼번에 밀려온 영향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LG생건 회사채 한건으로 비록 투자성향이 변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일단은 좋은 징조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