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의 도출=매수 청산", 숏포지션 유지하며 눈치
[뉴스핌=이은지 기자] 이번 주 국제 외환시장은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 타결 여부에 따라 그 행보를 달리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절벽 협상이 아무런 결론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달러화는 지난 주말과 마찬가지로 계속 지지를 받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협상이 타결될 경우 안전자산 도피로 형성된 매수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일시 약세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 경제에 악재인 재정절벽 이슈가 달러화 지지 요인이 된 이유는 워싱턴을 둘러싼 전망이 불확실할수록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화의 지위가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미국 공화당 존 베이너 하원의원이 제안한 플랜B에 대한 표결이 취소되자 달러화는 강한 랠리를 펼쳤다. 미국 경제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되며 달러화지수가 0.4%나 상승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제이너 의장이 재정절벽과 관련해 낙관론을 시사하자 달러화 지수가 0.2% 하락하 바 있다.
BMO 캐피탈 마켓의 파이러스 아스카리 수석 외환 투자가는 "재정절벽이 멀어질수록 달러화의 대량 매도 가능성이 부각된다는 것은 다소 아이러니하긴 하다"면서 "불확실성이 부각될수록 달러화는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은 재정절벽과 관련해 워싱턴이 합의점을 찾을 경우 순매수 포지션이 청산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쪽에 주목하고 있다. 물론 연내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달러화는 계속 랠리를 펼칠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다.
참가자들은 워싱턴이 결국에는 재정절벽과 관련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는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세금개혁과 지출삭감, 경기부양을 모두 포함하는 빅딜이 아닌 세금개혁만 포함한 스몰딜을 새롭게 제안하고 해결책 강구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기 때문.
그러나 마감 시한이 임박한 만큼 부정론 역시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한편, 재정절벽 협상 결과만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머크 인베스트먼트의 수석투자전략가인 악셀 머크는 미국 경제가 더이상 지속 불가능한 재정적자 위험이라는 구조적 문제점에 노출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다수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가 또다시 정책결정자들의 마음먹기에 따라 크게 방향을 달리할 것으로 보면서, 의회가 빠른 합의에 도달할 경우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동시에 새롭게 부각되는 해외 통화들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실비아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8억 달러에 달하는 자신들의 운용 펀드가 멕시코 페와 및 아프리카 랜드화에 대해 미국 달러화 숏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협상의 타결되면 이 달러 숏포지션을 좀 더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정절벽 우려가 완화되면 주식시장이 랠리를 보일 것이고, 일부 해외통화들이 이에 동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