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X팬오션·대한해운 등 새주인 찾기
[뉴스핌=서영준 기자] 운송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번 정권 최대 매물로 불리는 한국항공우주(KAI) 민영화를 시작으로 업황 부진에 따른 STX팬오션, 대한해운 등 해운사들도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책금융공사는 지난 20일로 예정된 KAI 주주협의회를 내년 초로 연기했다. 이에 따라 KAI 민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은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현대중공업이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수의계약 방식으로 민영화가 진행될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결국 주주협의회는 내년 초 다시 KAI 매각에 대한 논의를 진행키로 했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정치적인 이유로 주주협의회를 연기한 것이 아니다"며 "KAI 민영화를 신중하게 진행하기 위해 일정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정책금융공사가 이 같이 매각일정을 내년으로 미룸에 따라 기존 KAI 인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다 본입찰에서 발을 뺀 대한항공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AI의 고평가된 주가를 이유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KAI 인수에 대한 의지는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측은 "KAI를 적정 가격에 인수해 항공우주 산업을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KAI 인수전에 언제든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명확히 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18일 1년 3개월만에 애타게 찾던 새로운 주인을 만났다.
두 번의 유찰로 수의계약 방식으로 주인을 찾은 티웨이항공은 출판 전문기업 예림당과 포켓게임즈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총 70억에 넘어갔다.
새로운 주인을 찾긴 했지만 티웨이항공의 앞날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매출 818억원, 영업손실 119억원, 순손실 130억원을 기록해 실적이 좋지않은 데다 올해 역시 130억원 수준의 순손실과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산업 특성상 대규모 투자비용이 필요해 당장 경영정상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며 "새로운 대주주가 얼마나 자금을 지원하는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에서는 업황 부진으로 국내 벌크선사 1·2위 기업이 매물로 나왔다.
최근 STX그룹은 STX팬오션의 매각자문사로 외국계인 UBS를 선정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삼성SDS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됐지만, 이들은 STX팬오션 인수에 의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STX팬오션은 해외 회사로 매각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의 조선해운 회사인 케필그룹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대한해운도 최근 법원에 M&A 허가를 신청해 매각으로 방향을 돌렸다. 매각은 제3자 유상증자를 방식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국내 1·2위 벌크선사들이 매물로 나왔지만 업황이 쉽게 회복되기 힘들어 새로운 주인을 찾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