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중국 경제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한동안 중국은 미국 재정절벽과 유로존 재정위기 등에 가려 시장의 관심에서 조금 멀어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 경제지표 개선세가 조금씩 뚜렷해지면서 이제 중국 경제 부활의 파급력에 시장이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윤창보 GS자산운용 운용본부총괄 전무는 "중국 경제지표가 최근 몇 달째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며 "미국 재정절벽과 유로존 재정위기 이슈보다 중국 경제 부활에 보다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의 중국 경제지표를 보면 중국 경기는 지난 3분기를 바닥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발표된 중국 주요 경제지표 대부분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반등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라며 "구체적으로는 경기 하락의 주요 요인 중 하나였던 재고조정 속도가 완만해지고 있고, 정권 교체 불확실성 등으로 늦춰졌던 투자집행이 나타나고 있으며 그리고 민간 체감경기 개선세도 동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제 13억 소비자를 거느린 거대 시장을 향한 시장의 기대는 자연스레 향후 중국 경제가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지에 쏠리고 있다.
지난달 새로 들어선 시진핑(習近平) 당 총서기를 정점으로 하는 중국 5세대 지도부의 정책 기조가 관심을 끄는 이유다.
중국 5세대 지도부는 지방 경험이 많은 관리 또는 행정 전문가 집단으로 사회안정에 대한 집단적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계파 연합의 연성 지도부임을 특징으로 한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를 근거로 향후 중국의 새 지도부가 "서민경제 문제를 중시하고, 급진적 변화보다는 안정성을 강조할 것"이라며 "다만, 계파 연합적 특성으로 권력의 집중도가 약화돼 정책의 신중성(시범 실시)과 의사결정 장기화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가 지도부 교체를 계기로 기본적으로는 올해보다 다소 개선되면서 경기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안정적 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이나,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추세가 차츰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중국 5세대 지도부는 4세대 2기의 기존 정책기조을 유지할 것"이라며 "대규모 경기 부양이나 급격한 통화 팽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민생보장을 핵심이념으로 신우파(新右派)적 '분배적 시장경제' 정책기조가 예상된다"며 "특히 도시화와 자본시장 개방 정책이 전략 추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주말 열린 중국 경제공작회의 결과는 이 같은 예상을 일정 부분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경제공작회의는 이듬해 재정화폐의 기조와 주요 경제정책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로, 당 최고 지도부와 정부 관계자 그리고 경제인사 등이 참여하는 자리다.
이번 회의 결과는 '농업'과 '도시화', 두 가지로 집약된다.
박성중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지도부는 이번 경제공작회의에서 3農(농업, 농촌, 농민)의 문제를 가장 중요한 정책 목표로 제시했다"며 "균형발전 수준에서 논의되던 도시화도 미래성장 동력으로 격상하며 도시화를 통해 농촌주민의 소득을 향상하고 중산층을 확대해 13억 내수 강국을 만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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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하이투자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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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중국 경제에 대한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경제는 기본적으정 정치 개혁이 없이는 진정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허재환 KDB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경제가 당면한 각종 불균형이 야기된 근본적인 원인이 바로 중국 정부, 즉 공산당"이라며 "세금 징수권과 자원 배분권을 가진 중국 정부가 부과 자원의 분배를 독점하지 않아야만 빈부 격차가 축소될 수 있고, 지방정부와 국유기업들을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해야만 공급 과잉과 부동산 버블 우려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