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페르노리카코리아 구원투수로 나선 장 마누엘 스프리에 사장이 고민에 빠졌다.
경쟁 업체인 디아지오코리아에 밀려 만년 2위 자리에 머무르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한 위스키 시장에서 페리노리카코리아의 대표브랜드 '임페리얼'마저 디아지오코리아의 '윈저'에 밀려나고 있다.
그 어느 기업보다 페르노리카코리아의 국내 위스키 1위를 향한 갈망은 크다. 취임 1년이 지난 스프리에 사장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스프리에 사장이 페르노리카코리아를 이끈 시점은 지난해 9월부터다.
3년 안에 경쟁사인 디아지오코리아를 잡겠다는 게 그의 취임 일성이다. 당시 그는 임페리얼이 경쟁제품인 원저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사실이지만 간단한 전투에서 한번 졌을뿐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문제는 주력제품인 임페리얼의 하락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임페리얼의 올해 3분기 매출이전년동기대비 11.1% 줄었다. 같은 기간 위스키 시장 점유율은 디아지오코리아(윈저·조니워커) 38.1%,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발렌타인) 34.2%, 롯데칠성음료(스카치블루) 15.9%, 하이트진로(킹덤) 3.2% 순 이었다.
올 상반기 대비 페르노리카코리아가 디아지오코리아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줄여 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2위에 머물러 있다. 올 상반기 기준 디아지오코리아가 40.3%로 1위를 기록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31.0%를 나타냈다.
특히 '임페리얼21'의 올해 상반기 출고량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2%나 곤두박질했고, '임페리얼12와 '임페리얼17' 역시 각각 -17%, -10%로 동반 추락했다.
이같은 마이너스 실적에 스프리에 사장의 경영 능력이 도마위에 올랐다. 임페리얼과 발렌타인 등 대표적인 위스키 주종을 보유하고도 만년 2위 꼬리표가 달라다니기 때문.
여기에 디아지오코리아의 가격 인상에 시장 점유율을 그나마 유지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내년 출고가격 인상에 시장 점유율을 더욱 출렁거릴 것으로 보인다.
2010년 8월 위스키 가격 인상 이후 2년 5개월간 발생한 국내 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비용부담을 고려해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다음달 1일부터 위스키 임페리얼의 출고가격을 5.7% 인상하는 등 30개 위스키류 제품의 출고가를 3.4~8.9% 올린다.
업계 관계자는 "디아지오코리아가 가격을 인상하면서 페르노리카가 매출과 시장 점유율 면에서 반사이익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경영자로 국내 위스키 시장의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것 같다"며 "위스키는 마니아층이 형성되어 있어 빅 모델을 내세운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쉽게 주종을 바꾸지 않는 만큼 국내 시장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지 않겠다"고 충고했다.
한편 취임 1년을 막 넘겼다는 점에서 스프리에 사장이 향후 어떤 식의 청사진을 그리게 될지 아니면 당장 부담을 못 벗어나 장기적으로 악재가 될지는 조금 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