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미국의 재정위기는 “절벽”의 상황이 아닌 “비탈길” 수준이며, 따라서 올해 말까지 합의가 도출되지 않더라도 예상만큼 심각한 타격이 초래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현지시각) 미국 CBS뉴스는 미국 양당이 재정논의 합의를 올해 말까지 도출하지 못한다고 해도 미국 경제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것과 같은 회생 불가능한 충격이 초래되진 않을 것이고, 내년 1~2월 까지만 합의안이 도출되면 된다는 분석 뉴스를 내놓았다.
CBS는 더불어 “재정절벽”이라는 용어는 올해 말까지 합의 도출의 시급성을 강조하는데, 이는 공화당에 더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우선 올해 말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자동적으로 세금 감면 혜택이 종료되고 지출축소가 자동 발효됨에 따라 납세자들은 일단 연초에 나가는 돈이 더 많아진다. 하지만 입법자들이 연초에라도 합의안을 도출해 세금 인상을 뒤집을 수 있다면 이들이 손해 볼 것은 없다는 판단이다.
또 양당 모두 부시시절 감면안이 (부유층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소득계층에게는 연장돼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만큼 장기적으로 이들에게 심각한 타격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CBS뉴스는 지출의 경우 단계적으로 축소될 예정이어서 “절벽”보다는 “비탈길(slope)”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전망대로 1조 2000억 달러의 자금이 연말을 기점으로 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향후 1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줄게 된다.
물론 이 같은 타격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올해 말 해결책이 도출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내년 1월이나 2월 중으로 합의안이 나오기만 한다면 구조적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란 분석이다.
야데니 리서치 수석 투자전략가 에드 야데니는 이날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초부터 지구의 벼랑 끝에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벼랑에서 떨어지면 죽는데, (‘재정절벽’ 표현은) 우리가 맞닥뜨린 문제를 좀 과장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CBS는 민주당의 경우 올해 말 합의안이 나오지 않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합의 없이 내년 1월 세율이 오르게 되면 민주당이 미국 시민 98%를 위한 세금 인하를 주장하기가 더 수월해지는 반면, 공화당이 부유층에 대한 감면까지 포함한 대대적인 세금 인하를 밀어부치기는 더 어려워진다는 주장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