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균관대 행정학 5개 강의 개설..학교측 요구 해명
[뉴스핌=곽도흔 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내년 임기를 마치고 성균관대 교수로 복귀하는 가운데 벌써 강의과목까지 개설한 것으로 알려져 ‘ 역(逆) 폴리페서(polifessor)’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교수에서 정치인 행정가로 화려하게 변신한 박 장관이 이제는 이명박 정권이 마무리되는 시기에 다시 교수로 예전 자리를 찾아가는 행위를 두고 재정부 안팎에서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
26일 재정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성균관대에서 내년 1학기에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전공과목 재무행정론과 대학원 수업인 재정관리론을 각각 강의할 계획이다.
또 2학기에는 학부과목인 행정학 연습과 한국행정론, 대학원수업인 게임이론과 사회현상 등 3과목이 예정돼 있다.
흔히 정치를 하는 교수들을 정치인과 교수를 합성해 ‘폴리페서’라고 부른다. 교수들이 수업이나 학문은 뒷전인 채 선거 후 감투를 얻기 위해 대통령 후보를 열심히 쫓아다니는 세태를 풍자한 표현이다.
박 장관은 1996년 성균관대 행정학과 부교수로 임용된 이래 입학처장, 기획조정처장 등 다양한 보직교수로도 활동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래 8년째 휴직 중이다.
박 장관은 이명박 정부에서 2008~2009년 청와대 정무수석, 국정기획수석을 맡았고 2010년 고용노동부 장관을 거쳐 재정부 장관에 임명됐다.
특히 박 장관이 임기도 끝나기 전에 강의를 개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남은 임기 동안 경제정책이 레임덕을 맞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제 약 3개월 뒤면 대학교수가 되는 장관의 지시가 공무원들에게 제대로 영이 설지 의문이다.
부정적으로 보면 박 장관은 교수직을 그만두지 않고 입신양명을 하러 정치에 나섰다가 크게 이름을 떨치고 다시 교수로 돌아가는 이른바 '역(逆)폴리페서'의 한 형태라고도 볼 수 있다.
박 장관은 지난 2010년 장관 청문회에서 교수직 사퇴 요구에 대해 “학교와 교수진 및 학생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다만 전공(정책학)이 공직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터무니 없는 외도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답한 바 있다.
지난 23일 국회 쇄신특별위원회는 ▲ 국회의원 겸직 금지 ▲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 ▲ 국회 폭력 처벌 강화 ▲헌정회 연로회원 지원제도 개선 등이 담긴 국회 쇄신안을 의결했다.
이중 국회의원 겸직 금지에 대학교수도 포함될 것으로 보여 박재완 장관처럼 대학 교수직을 유지한 채 국회의원이 되는 일은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원래는 안 되는데 학교(성균관대)측에서 강하게 원해서 장관이 강의를 개설하게 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정책 수행에는 문제가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