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경제가 ‘재정절벽’ 아래로 굴러 떨어질 위기에 처하면서 지방채 매수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자본차익에 대한 세금 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세금 공제 혜택이 있는 지방채의 투자 매력이 급상승한 것. 이 때문에 지방채 수익률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시장조사 업체 리퍼 US 펀드 플로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 선거 다음날인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4거래일 사이 총 5억달러에 이르는 신규 자금이 지방채 시장에 몰렸다. 이는 4주 평균 유입액과 맞먹는 수치다.
메시로우 파이낸셜의 피터 비안치니 매니징 디렉터는 “지방채가 국채에 비해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높다는 얘기가 최근 6개월 사이 지속적으로 회자되고 있다”며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한 것은 물론이고 세금 공제 혜택이 있다는 데서 특히 투자 가치가 높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가령, AAA 등급의 지방채를 매입할 경우 국채와 거의 다름없는 안정성을 지닌 데다 자본차익에 대한 세금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더 현명한 선택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동시에 지방채 ‘사자’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투자 수요가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버블 위험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데다 세수 확보에 혈안이 된 오바마 행정부가 지방채에 대한 면세 혜택을 축소하거나 폐지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6% 내외에서 형성되고 있으며, AAA 등급의 지방채는 이보다 소폭 낮은 1.55%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다.
트레이더들 사이에 지방채 공급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불만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버블이 몸집을 불리는 정황으로 풀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메시로우 파이낸셜의 피터 비안치니 매니징 디렉터는 “세금 인상을 피하고 싶다면 지방채를 매입하는 것이 적절한 전략이지만 세제 개혁으로 인해 지방채에 대한 면세 혜택이 폐지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면세 혜택이 완전히 폐지되지는 않더라도 공제액에 상한선이 주어질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판단했다.
한편 대선 이전 랠리를 보였던 정크본드 시장은 열기가 한 풀 꺾이는 모습이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블랙록의 정크본드 상장지수펀드(ETF)에서 13일 하루에만 2억2000만달러의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 전 아이셰어 아이복스 하이일드 회사채 펀드가 출범한 이후 최대 규모의 일간 자금 유출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