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현미 기자] 한독약품이 세계 최대 복제약(제네릭의약품) 업체 테바와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는 한독약품이 독립 경영을 선언한 지 2개월도 안된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독약품은 현재 다국적 제약사 테바와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예비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테바는 전세계 12위, 복제약 1위 제약사다.
당초 테바는 국내 제약사 인수합병(M&A)을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었으나 인수에 난항을 겪으면서 합작회사 설립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합작회사 설립이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퀴티 주도 아래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IMM는 한독약품 주식 29.99%를 보유한 이 회사 2대 주주다.
한독약품 관계자는 “테바와의 합작회사 설립을 위해 국내 법무법인과 함께 테바와 예비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합작 형태 등 세부 내용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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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약품 김영진 회장 |
현 김영진 회장의 부친인 김신권 명예회장이 1954년 창업한 한독약품은 1964년 독일 훽스트제약과의 합작기업으로 재탄생했다.
그러다 지난 9월 27일 훽스트를 인수한 사노피가 그간 보유해 온 한독약품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서 관계를 청산했다.
당시 김영진 회장은 “시장 환경이 변화됨에 따라 각 사의 성장 발전 전략에 따라 합작 관계를 정리하게 됐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토털헬스케어 기업, 세계적 표준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며 밝혔다.
이 같은 독립 선언을 한 지 2개월도 안된 시점에 테바와의 합작 추진이 알려지면서 한독약품이 또 다시 다국적 제약사의 도매상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독약품은 그간 자체 신약 개발 보다는 합자사 등의 전문의약품을 국내에 공급하는 데 집중해 왔다.
지난해의 경우 타사 완제 의약품을 도입해 거둔 상품매출이 전체 매출의 42%인 1403억원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불과 얼마 전 글로벌 제약사 도약을 선언한 한독약품이 또 다시 거대 다국적사와 손을 잡은 것은 자체 경쟁력 강화보다 다국적사 품목 도입이나 위탁 생산에 집중하겠다는 행보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조현미 기자 (hmch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