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 규제완화 은행 직원도 몰라..양도세, 취득세 완화에는 문의 증가
[뉴스핌=백현지 기자] 정부가 비슷한 시기에 주택경기회복을 위한 2가지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주택 구입자의 소득에 맞춰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한 지 20일이 지났지만 수요자들의 반응은 썰렁하다.
반면 24일 확정된 양도소득세 및 취득세 완화 조치에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거워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의 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창구는 한산했다. DTI완화와 관련해 상담을 요청했지만 해당 은행 직원은 DTI 규제완화 시행여부에 대해서도 몰랐다.
주택구입자금 대출 전문상담 직원도 “최근에는 규제 때문에 대출을 못받는 게 아니다”라며 DTI 규제완화 효과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소득으로 얼마까지 대출이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이런 문의자체가 없어서 한도가 얼마나 되는지 계산을 해봐야 알 것 같다”고 그는 설명했다.
하지만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DTI규제 완화가 시행된 이후 지난 5일까지 15일간 주택관련대출은 약 13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앞선 8월 20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주택관련 대출이 700억원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KB국민은행의 주택관련 대출잔고는 총 76조6000억원으로 15일간 1300억원 늘었다”며 “이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있어 단순히 DTI규제 완화로 증가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달 20일부터 만40세 미만 근로자의 장래예상소득을 반영해 DTI 비율을 기존 수치에서 최대 5%까지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반면 정부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취득세 등을 인하해주는 정책에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9억원 이하 미분양 주택은 5년간 양도세를 100% 감면해 유망입지를 중심으로 문의와 계약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정책 발표 직후 경기 용인시 '죽전 보정역 한화꿈에그린' 견본주택에는 방문객이40~50팀으로 전주대비 2배 늘었다는 게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래미안·e편한세상도 양도세·취득세 감면혜택 발표 이후 40여건의 계약이 성사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DTI는 젊은층, 자산가 등 수요층이 제한돼 있지만 취득세는 불특정 다수에게 해당한다”며 “바닥이라는 기대심리와 함께 취득세, 양도세 감면이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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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