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은행권, 내년 말 자산 2.8조 달러 축소 위기
- 은행 디레버리징, 위기국 신용경색 실업률 상승 초래
- WSJ "일부 은행 채권발행 취소 사태, 어려움 방증"
[뉴스핌=권지언 기자] 유럽 은행권 위기에 대한 경고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끊임없는 자본도피에 따라 유동성이 메마른 상황에서, 최근 일부 은행들의 채권 발행 시도가 실패했다. 대규모 자산 매각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9일 국제통화기금(IMF)은 보고서를 통해 내년 말까지 유럽 은행들의 자산이 2조 8000억 달러(원화 3119조 상당) 가량 축소될 위기에 놓였고, 최악의 경우 자산 축소 규모가 4조 5000억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유로존 붕괴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유로존 위기국 은행에서 자금을 빼내 중심국으로 이동시키고 있어 위기국 은행권에 자금이 마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지도부가 정책적 대응책을 시급히 내놓지 않을 경우 은행들이 정리해야 하는 자산 규모인 2조 8000억 달러는 대차대조표의 7%가 넘는 수준이고, 주변국 은행들의 경우 자산의 10% 가까이를 정리해야 하는 셈이다.
특히 이 같은 은행들의 '디레버리징'이 역내 성장세를 제한하고 실업률을 2%포인트 넘게 끌어 올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분석이다.
IMF는 유럽이 재정 긴축 이행이나 단일 은행 감독시스템을 합의 시기까지 마련하지 못할 경우 유니크레디트, 도이체방크와 같은 유럽 주요은행 58곳의 자산이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에 따라 내년도 그리스와 키프로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에서 신용 경색 부담이 늘어나고 성장률이 4%포인트 가량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설상가상으로 최근 주요 유럽권 은행들의 자금 조달 상황 역시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주 이탈리아 5대 상업은행 방코 포포라레와 유니크레디트뱅크 오스트리아가 채권 발행을 준비했다가 막판에 수요 부족으로 발행을 취소한 점을 지적하면서, 유럽 은행권이 아직까지 취약하다는 방증이라고 보도했다.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채권발행 조건까지 발표된 상황에서 발행이 취소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유럽 내 중소규모 은행 상당수가 여전히 정상적인 자금 시장을 이용할 수 없고 유럽중앙은행(ECB)에 상당 수준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