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위기 안정될 때 큰 코 다친다"
[뉴스핌=우동환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로존 위기로 높아진 미국과 일본의 위험 도피처 위상이 양국에 역으로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 9일 IMF는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위험 회피성 자금이 미국과 일본으로 집중되면서 정책 당국자와 투자자들을 무사 안일주의에 빠지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이 늘어나는 재정적자와는 달리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이례적인 것이라면서, 이처럼 미국과 일본에서 부채와 국채 수익률 사이에 전환 현상이 발생하게 된 주요 원인으로 두 국가가 유로존 위기의 한복판에서 피난처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로 외부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면서 최근 일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75%를 하회하고 있으며 미국 10년물 수익률 역시 1.5%를 밑돌고 있다.
또한 양국이 사용하는 달러와 엔이 그동안 전 세계 시장에서 가장 안전한 준비통화로 인식되어 왔다는 점도 이례적인 현상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IMF는 만약 유로존의 위기가 안정된다면 이 같은 자금흐름은 양국에 큰 문제를 불러오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금 유입 여건이 반전되면 미국과 일본의 금리는 다시 상승하게 될 것이며 이는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IMF는 현재 미국의 장기금리는 유럽 자금이 유입되기 전과 비교하면 약 1%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고서는 "다양한 구조를 살펴볼 때 미국의 국채 금리는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하면 이런 격차는 여전히 시장에서 반영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낮은 금리로 인한 취약성이 가까운 시일 내에 실현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은 약한 대출 수요에도 정부 국채에 대한 매입을 늘리고 있는 금융권이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IMF는 "일본 은행권으로 국채 리스크가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 금융 안정성에 대한 우려로 반영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은행권의 국채 매입 비중은 지난 2011년 24% 수준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오는 2017년에는 30%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IMF는 낮은 수익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지방 은행들이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IMF는 금리가 1% 포인트 상승하게 되면 현재 일본 지방은행은 보유한 자산의 시장가치 손실은 핵심자본의 20%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오는 2017년에는 26%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더불어 일본의 금리가 해외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낄 정도로 상승하게 된다면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국채 가치가 하락하게 되면서 은행들의 재정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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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