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찰가격 관건…양측 자금 동원력 주목
[뉴스핌=김홍군ㆍ서영준 기자]현대중공업과 대한항공이 한국항공우주(KAI) 매각 본입찰적격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두 회사가 써낼 인수 가격과 이를 뒷받침하는 자금 동원력에 쏠리게 됐다.
5일 정책금융공사에 따르면 이날 공사와 KAI 주주협의회는 현대중공업과 대한항공을 KAI 인수를 위한 본입찰적격자로 선정했다.
공사 관계자는 "예비입찰서 평가 결과 두 업체 모두 결격사유가 없었다"며 "앞으로 예비 실사를 거쳐 11월 중엔 본입찰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현대중공업과 대한한공이 본입찰에서 인수 금액으로 얼마를 써낼지이다. 통상 M&A에서는 고용과 비전 등 비가격 요소 보다 입찰가격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공사 관계자는 "본입찰에서는 두 업체가 써내는 입찰가격이 중요하다"며 "가격 비중이 60~70%이고, 나머지를 비가격 요소로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시장에서 평가되고 있는 KAI 인수 가격은 지난달 27일 기준으로(종가 2만 4300원) 주식 매입 대금 9890억원과 경영권 프리미엄(30~50%)을 합쳐 최소 1조원~1조 5000억원 정도로, 두 회사의 자금사정을 고려할 때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현대중공업은 2분기말 기준으로 약 1조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한항공은 1조 2000억원을 가지고 있다.
두 회사의 순차입금과 부채비율은 현대중공업이 각각 4조원, 170%이며 대한항공은 각각 11조원, 829%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한항공 모두 현재의 현금성자산만으론 KAI 인수가 쉽지 않기에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현대중공업이 대한항공보다 유리한 입장에 있다는 평가이다.
현대중공업은 보유 투자자산 중 상장사 주식가치가 현대차, 현대상선, 현대상사 등 약 1조 8700억원에 달한다. 반면, 대한항공은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한 상태라 추가 자금조달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회사채 발행등을 통해 자금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얼마나 적극적인 태도로 진정성있게 본입찰에 임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앞으로 치열하게 가격 경쟁을 펼쳐야 할 것 같다"며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이번 입찰에 참여한 만큼 KAI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선의의 경쟁을 끝까지 펼치겠다는 각오다.
대한항공측도 "외국 투자자들로부터 투자 약속을 받았고, KAI 인수에 충분한 자금이 있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의한 경쟁 입찰을 통해 적정한 가격으로 KAI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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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