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모론, 특혜론속 정치권 이견, 노조 반대
[뉴스핌=서영준 기자] 한국항공우주(KAI) 매각에 현대중공업이 참여하면서 대한항공과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한국정책금융공사는 매각 절차를 밟아 연내 매각을 종료할 방침이다.
KAI 입찰 일정은 내주 예비입찰서 평가 후 주주협의회 결의 및 본입찰 적격자를 선정한다. 이후 10월 예비실사, 11월 본입찰 및 주식매매계약서(SPA) 체결 등을 거쳐 연내 매각 마무리가 공식 일정이다.
KAI 매각 과정은 그러나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은 물론 시민단체에서 KAI 민영화를 반대하고 있고, 특혜논란까지 겹치며 넘어야할 산들이 많기 때문이다. 거기다 대한항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KAI 노조의 극심한 반발도 예측된다.
정치권에서는 대선 후보들을 중심으로 KAI 매각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권 말기에 무리하게 민영화를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앞서 열린 관훈클럽 강연에서 국책사업을 다음 정권으로 넘겨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역시 지난 7월 "항공우주산업은 먼 미래를 내다보는 사업으로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국가가 단기적인 실적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집무실에 T-50고등훈련기를 전시할 정도로 관심이 많았다"며 "KAI 민영화는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도 정치권과 비슷한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사천시민참여연대는 KAI 매각을 정부와 대한항공의 음모론으로 규정하고 있다.
사천시민참여연대는 "KAI 매각은 부실기업 대한항공의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한 특혜 조치"라며 "항공산업 발전을 소멸해 국력을 위축시키는 사태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KAI 노조 역시 매각 반대에 강경한 입장이다. 특히 대한항공에 KAI가 매각되는 것에 극도의 반발심을 보이고 있다.
KAI 측이 대한항공 인수를 반대하는 데는 ▲ 800%를 상회하는 부채비율 ▲ 중복 기능 및 투자여력 부재로 인한 구조조정 ▲ 항공 산업 육성 능력 부재 ▲ 수 차례에 걸친 인수 시도로 인한 정서적 이질감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이와 함께 KAI 노조와 관리자협의회는 예비입찰 마감날인 지난 27일 오후 정책금융공사 앞에서 노동조합 확대간부 70명과 관리자 30명 등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집회를 가졌다.
KAI 노조와 관리자협의회는 매각을 끝까지 진행한다면 경남도지사 선거와 대선에서 표로 현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뜻을 정책금융공사에 전달했다. .
KAI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인수에 참여한 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지만, 애초부터 민영화 자체를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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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