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경량화 통해 유류비 절감,,일부 승객과 마찰도
[뉴스핌=서영준 기자] #. 최근 대한항공을 이용해 해외로 여행을 떠나려 했던 김모(32세)씨는 바뀐 수하물 규정에 요금을 더 지불해야 했다. 갑작스런 추가요금에 처음엔 화가 난 김씨였지만, 항공사 설명을 듣고는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었다.
김씨는 "유예기간을 충분히 줬다곤 하지만, 갑자기 추가요금 내서 당황했다"며 "그래도 이러한 노력이 항공기 무게를 줄이고 유류비 절감으로 이어진다는 이야길 들으니 항공사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항공사들이 무게 줄이기 전쟁에 나서고 있다. 항공기 무게 감소를 통해 연료 절감은 물론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효과도 노릴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운항원가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유류비 절감은 항공업계 생존 전략과도 직결돼 있어 항공사별 항공기 경량화 노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신 항공기 도입을 통해 경량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6월 꿈의 여객기로 불리는 A380을 도입했다. 이 항공기는 알루미늄보다 가벼운 첨단 복합소재를 활용해 기체 무게가 기존 항공기에 비해 가볍다.
승객 1명을 100㎞ 수송하는 데 필요한 연료는 3ℓ 이하에 불과해 경차수준의 연료가 쓰인다. 이에 따라 다른 항공기와 비교해 20% 정도 적은 연료 소모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대한항공은 또 기내 탑재품의 탑재량 조정 및 기물 경량화를 통해 유류비를 절감하고 있다. 기내 음용수의 경우 탑재량 기준을 마련해 2009년 179만달러, 2010년 239만달러의 연료비를 아끼기도 했다.
이와 함께 최근엔 국제선 수화물 규정을 개수제로 일원화 해 탑승객들의 불필요한 짐을 줄여 항공기 무게를 줄이고 있다.
다만, 항공기 무게를 줄이려 자사의 노력을 고객 부담으로 돌리고, 과도한 요금 책정으로 소비자 편익을 고려치 않은 것에 대해선 비판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내식과 독서물, 서비스물품 등 필수 물품만 탑재해 불필요한 무게를 최소화 하고 있다"며 "수화물 개수제 전환 역시 이러한 정책에 따른 것으로 글로벌 트랜드와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 공항에서 수하물을 찾고 있는 승객들 모습.(사진=뉴시스) |
아시아나항공 역시 항공기 무게를 줄여 유류비 부담을 낮추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탑승객들의 동참을 유도해 불필요한 짐을 줄이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 주요 내용은 ▲ 방문지 정보 사전 확인 ▲ 현지식으로 먹어 한국 음식을 가져가지 않기 ▲ 여행가방 가벼운 것으로 준비 ▲ 여행가방을 쌀 때 옷을 동그랗게 말아 틈새 공간 채우기 등이다.
항공기 내 물품들의 무게를 줄이는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07년부터 기내 서비스용 카트를 기존 273㎏에서 20㎏으로 경량화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더불어 음용수와 화장실 사용수도 합리적으로 탑재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국제원유가격의 급격한 변동으로 인해 연료비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전사적으로 연료절감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저가 항공사 중에선 진에어가 수하물 무게 줄이기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진에어는 지난 6월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인천국제공항에서 국제선에 탑승하는 승객들 중 위탁수하물을 10kg 이하로 하는 고객들에게 진에어 국내선 1만원 할인권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한편, 해외 저가 항공사 중에는 항공기 무게를 줄이려 과도한 요구를 하다 논란이 된 곳도 있다. 비용절감을 위한 조치가 과도해 웃지 못할 헤프닝으로 번진 사례다.
영국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는 항공기 무게를 줄이기 위해 직원들에게 다이어트를 고려해 보라고 요구하며 달력에 나오는 모델처럼 몸무게를 신경쓰라고 통보했다.
이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기 무게를 줄이고 비용 절감을 위해 기내 잡지 크기를 A5에서 A4로 줄이고, 얼음 음료수의 양도 줄였다"며 "체중만에 해당되는 정책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실제, 라이언에어는 이러한 비용절감 정책으로 인쇄비용 등 40만파운드(한화 약 7억원)를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경우 대항항공은 연간 31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137억원의 추가비용이 각각 발생한다"며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항공기 무게를 줄여 유류비 부담을 낮출수록 항공사엔 이득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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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