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상반기 미국 국내 투자자의 국채 매입이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준비제도(Fed)의 팽창적 통화정책에도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가 오히려 악화된 데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재정절벽 리스크가 부상하면서 안전자산 ‘사자’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미국 국내 투자자의 국채 보유량은 3조6100억달러로 연초 이후 10.7% 증가했다.
반면 중국과 독일을 포함해 해외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국채 규모는 6.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연준에 따르면 미국 가계의 국채 보유 규모는 올해 상반기 51% 증가한 878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증가폭이다. 특히 뮤추얼펀드의 국채 보유량이 9.3% 급증한 4150억달러를 기록했고, 민간 연금 역시 4% 늘린 4540억달러로 집계됐다.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미국 민간 투자자의 국채 ‘사자’가 오히려 확대된 것은 고용을 포함한 실물경기의 하강이 지속된 데 따른 결과라고 전문가는 설명했다.
브라운 어드바이저리의 톰 그라프 펀드매니저는 “경기 불확실성이 크게 고조되면서 가계 자산 가운데 국채 규모가 대폭 늘어났다”며 “국채 시장은 더 이상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한 자산으로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미국의 부채 규모는 2007년 9조 달러에서 최근 16조 달러로 급증했지만 투자자금이 밀물을 이루면서 국채 수익률은 오히려 가파르게 하락했다. 2007년 중반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5% 중반대에서 움직였으나 올해 수익률은 1.5% 선까지 하락했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로버트 팁 채권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투자 원금에 대한 수익률이 아니라 투자 원금을 온전하게 되찾을 수 있는가 여부”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 국채 역시 투자 리스크가 없지 않다고 시장 전문가는 지적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투자가들은 연말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75%를 기록한 후 내년 중반 2.7%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로버트 메카 앤 어소시어츠의 로버트 메카 대표는 “현재 국채 투자는 백미러를 보면서 운전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잠재 리스크를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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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