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뱅크런까지 터지자, 은행업 구조조정에 국운 걸어
- 국민들 불신 심각, 한국 일본 등에 개방 늬앙스
[뉴스핌=한기진 기자] 베트남 중앙은행은 지난해 10월 “오는 2015년까지 은행업을 구조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합병(M&A)을 촉진해서라도 망가진 금융시스템을 고치겠다는 의지다.
실제로 넥서스그룹에 따르면 2011년 베트남 M&A 중 55%가 은행부문에서 일어났고, 향후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구조조정을 위해 한국자본에 문을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중앙 정부에서 나오고 있어 우리나라에 큰 기회가 될 전망이다. 베트남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거 현지 공장을 세우고 경제가 성장하면서 우리 은행들이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베트남 금융시스템이 얼마나 악화됐는지 보여주는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이 최근 벌어졌다. 베트남 다섯 번째 부자로 알려진 아시아상업은행의 전 회장인 응웬 드 끼엔이 비리혐의로 체포된 게 발단이 됐다. 현직도 아니고 은행 보유 지분도 5% 미만인 그가 체포되자 막후에서 경영권을 행사해 불법을 행사했을 것이란 루머가 돌았다. 특히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9%를 넘을 것이란 심증이 커지자 루머에 힘을 더했다.
체포 직후 이틀 만에 5억2800만 달러(한화 5430억원) 규모의 예금이 인출됐고 베트남 중앙은행은 이 사건 후 나흘 간 총 11억2000만 달러(1조2670억원) 규모의 자금을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방출했다.
베트남에서 은행을 이용하는 사람은 전 국민의 20%에 불가하다. 아직도 금고에 돈을 보관하는 문화가 여전하고 그만큼 은행을 불신하고 있다.
우리은행 중국 장가항지행 관계자는 “중국에 처음 왔을 때 사람들이 은행에 예금하지 않는다는 게 놀랐다”면서 “사회주의 국가 체제하에서는 과거 은행에 좋지 않은 기억이 많아 신뢰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의 베트남은 우리가 IMF외환위기를 겪었을 때 은행산업이 재편되는 시기와 유사하다는 평가가 많다. 베트남 정부가 강력한 은행구조조정을 실시하는 이유를 이 근거로 들고 있다.
베트남 중앙은행이 최근 감사한 결과 부실대출 비율은 8.6%, 202조990억동(약 101억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은행들이 고백한 전체 부실채권은 117조7230억 동(약 59억 달러)으로 총 대출잔액의 4.47%로 중앙은행 조사보다 못했다. 은행 통계를 믿을 수 없고 감춰진 부실이 많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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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