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업황 부진에도 일부 증권사들이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홍콩, 일본에 진출했던 국내 증권사들이 상당수 고전하며 구조조정에 나섰던 것과는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가 최근 태국거래소와 통합 청산결제시스템 구축 계약을 맺은 데 이어 KDB대우증권이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하는 등 동남아시아 영토 확장에 적극적이다. 최근 KDB대우증권은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세웠다. 해외 지역별 차별화 전략에 따라 주식 및 채권 브로커리지 비즈니스 등을 중심으로 영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은 "아시아의 대표적인 금융 허브 중 하나인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게 돼 기쁘다"며 "싱가포르 현지법인을 동남아시아 화교 경제권의 거점으로 삼아 홍콩 현지법인과 함께 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한국거래소는 태국거래소와 현물 및 파생상품 청산결제시스템 구축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위한 계약을 맺었다. 코스콤과 함께 향후 2년간 파생상품 청산결제시스템을 우선 개발한 후 현물 청산결제기능을 포함한 통합 청산결제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오의석 한국거래소 해외사업개발팀장은 "국내 인프라가 해외 시장에 건너가기 때문에 우리 제도에 익숙한 회원사들의 진출도 쉬어질 수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동남아시아에서 한국형 증시 인프라의 입지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설명) 지난해 태국 홍수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지원하는 KTBST 직원들의 모습이 현지 신문에 실렸다. |
김태희 KTBST 최고경영자(CEO)는 "태국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전략적인 진출을 했다"며 "현재 KTBST가 태국 증권업계에 자리잡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캄보디아에 진출해 가장 먼저 종합증권사 자격을 얻은 동양증권은 지난 4월 캄보디아 첫 상장기업인 프놈펜수도공사(PPWSA)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바 있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캄보디아 진출로 즉각적인 결과물을 바라는 것보다는 2호, 3호 기업 상장 추진을 위해 노력중"이라며 "캄보디아를 발판으로 해 프론티어 마켓에 대한 전략을 유지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선진 시장이고 태국, 인도네시아 등도 자본시장이 이미 형성되어 있다"며 "일부 증권사들 경우 경쟁으로 출혈이 있는 홍콩보다 그보다 경쟁이 덜한 동남아시아 다른 국가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국내 19개 증권사가 해외 14개국에 진출, 93개의 해외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가 전체 78.5%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중국(25개), 홍콩(16개), 일본(9개) 등의 순이었다. 뒤를 이어 베트남(8개), 싱가포르(5개), 인도네시아(4개) 등의 순이었고 태국과 캄보디아는 각각 1개의 국내 증권사만 진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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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