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성+스포츠성 강조…뒷좌석에서는 잠이 ‘스르르~’
[제천 뉴스핌=김기락 기자] 렉서스 뉴 ES를 시승하는 동안 머릿속에는 네 글자가 먼저 떠올랐다. ‘줌마렐라’ 이는 아줌마의 ‘줌마’와 신데렐라의 ‘렐라’를 합친 단어다.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기 때문에 렐라가 붙는다. 젊은 아줌마를 뜻하는 ‘미시’ 보다는 초등학생 이상의 자녀를 둔 40대 아줌마를 뜻하는 것이다.
40대 여성이 타는 자동차는 쓰임새가 무척 다양하다. 패밀리 세단은 물론 자녀들의 이동 그리고 본인의 사회적인 활동까지 소화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뉴 ES는 줌마렐라에게 절묘하게 맞는 자동차다. 빠지지 않는 외모에 팔방미인 여성을 보는 것 같아서다.
한국토요타자동차가 지난 14일 렉서스 뉴 ES 시승회를 열며 줌마렐라 귀환을 선포하고 나섰다. 한 때 ‘강남 쏘나타’로 불릴 정도로 큰 인기를 모은 ES 시리즈를 통해 줌마렐라의 선택을 받겠다는 것이다.
이날 시승회는 서울 잠원동 프라디아를 출발해 충북 제천까지 200여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승차는 하이브리드 차종인 뉴 ES300h와 가솔린 차종인 뉴 ES350이다.
서울을 출발해 이천휴게소에서 뉴 ES300h를 운전하기 시작했다. 차명에 300이라는 숫자를 보고 주변 사람들은 3.0ℓ급이라는 것을 직감하는 듯 했다. 뉴 ES300h는 2.5ℓ급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를 달아 3.0ℓ급 성능을 갖췄다. 최고출력은 203마력으로 평범하지만 전기모터가 힘을 보태주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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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뉴 ES는 고속 및 굽이진 길에서 안정감이 상당하다. 뉴 ES의 ‘Executive Sedan’ 콘셉트를 지키면서도 스포츠 성능을 가미한 것이다 <사진 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
휴게소를 서서히 빠져나오면서 그저 조용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앞섰다. 진입 후 룸미러에서 위차와의 거리가 좁혀지자 나도 모르게 가속 페달을 100% 밟았다.
방금 전에 느낀 얌전한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속도계 바늘은 시속 190km을 가리켰다. 변속기 옆에 드라이빙 모드 다이얼을 오른쪽으로 돌려 스포츠 모드로 설정하자 계기반이 빨강색으로 변하면서 스티어링 휠이 묵직해진다.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연비는 우수하지만 운전 재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 정도면 패밀리 세단으로써 스포티한 편이다.
뉴 ES300h의 실제 연비는 13km/ℓ 공인 연비(16.4km/ℓ)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급가속과 최고속도를 내는 시승 조건을 감안하면 만족할 만다. 특히 뒷좌석 승차감이 앞좌석 보다 더 안락하다. 정신 줄을 놓으면 잠들어버리기 일쑤다.
차선을 바꿀 때와 제동 시에도 패밀리 세단답게 안정감을 지향했다. 고급 패밀리 세단의 필요 충분조건을 두루 갖췄다.
뉴 ES는 앞좌석 무릎에어백 포함 ▲10에어백 ▲8인치 3D 한국형 내비게이션 ▲열선 및 냉풍시트 등을 기본으로 갖췄다. 또 차종에 따라 ▲마크 레빈슨 프리미엄 서라운드 오디오 ▲운전석 및 동반석 메모리 시트 ▲파워 트렁크 앤 이지 클로저 등이 적용된다.
#2 미국서 첫 달 8000대 판매...한국 줌마렐라 위한 배려는 욕심일까?
청풍리조트 도착 후 이번에는 ‘아저씨’ 모드로 타보기로 했다. 리조트를 출발해 청풍대교를 거쳐 50km를 주행했다. 굽이진 길이 많아 자칫하면 강으로 떨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드라이빙 모드를 다시 스포츠로 설정하고 뉴 ES300h의 동력 성능과 서스펜션 및 브레이크 등 섀시 성능을 모조리 동원시켰다.
주행안전장치 스위치도 껐다. 가속 페달은 이미 바닥에 붙었고 엔진 소리는 터질 것처럼 울었다. 급선회 시 타이어는 더 울었다.
달콤한 냄새가 실내로 들어온다. 앞바퀴에서는 스멀스멀 연기가 올라온다. 뉴 ES에 달린 브리지스톤 EL400 타이어는 서걱서걱하기만 하다.
출발한지 약 30분이 지나 과격한 주행이 끝났다. 뉴 ES는 5m에 달하는 큰 차체와 전륜 구동 방식으로는 안정감이 상당하다. 뉴 ES의 ‘Executive Sedan’ 콘셉트를 지키면서도 스포츠 성능을 가미한 것이다.
뉴 ES는 줌마렐라에게 아주 잘 어울리는 차다. 크고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호화스러운 편의장치는 한국토요타자동차가 경쟁 모델로 지목한 BMW 520d, 메르세데스-벤츠 E300 등 대비 경쟁력이 높다. 뉴 ES가 이들 모델을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 ES는 일본 규슈 미야타 공장에서 생산돼 미국, 중국, 한국 등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미국 출시 후 첫 달 8000여대가 판매됐다. 국내에서도 사전계약자가 1000명을 넘을 만큼 인기다.
사견이지만 미국과 한국의 도로와 교통 문화 등 다르다. 도심에서 급제동 할 일도 있고 위험 회피를 위해 스티어링 휠을 번개처럼 돌려야 할 때도 많을 것이다. 때문에 렉서스가 상대적으로 교통 약자인 한국의 줌마렐라를 더 배려해 뉴 ES를 세팅하면 금상첨화겠다.
이에 대해 아사이 토시오 뉴 ES 수석 엔지니어는 “뉴 ES의 파워트레인과 서스펜션 및 브레이크 등 섀시 세팅은 전 세계 모두 동일하다”며 “승차감과 성능, 연비 등 최적의 밸런스를 맞추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뉴 ES 판매 가격은 뉴 ES350 슈프림(표준형) 5630만원, 이그제티브(고급형) 6230만원이다. 또 뉴 ES300h 슈프림 5530만원, 이그제티브 6130만원이다. 이그제티브에 장착된 마크 레빈슨 최고급 오디오에 목숨 걸지 않는다면 슈프림 모델로도 편의 및 안전사양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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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