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연장했는데 무보험 상태서 사고"
[뉴스핌=한기진 기자] 경기도 용인시 기흥 중동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업체를 운영하는 최oo씨는 A캐피탈의 자동차 장기 렌트를 이용하다 개인파산에 직면하는 인생 추락을 겪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 2월 19일 최씨가 A캐피탈과 맺은 장기 렌트 계약(44개월)이 종료됐다. 최씨는 열흘 연장을 요청했고 A캐피탈 측은 렌트료 30만원에 받아들이겠다고 양측은 전화로 합의했다. 문제는 5일 후인 2월 25일 최씨가 중앙선을 넘어온 아반떼 차량과 정면충돌, 기흥 인근 병원에 긴급 후송되면서 터졌다.
병원 측은 그에게 “자동차 보험에 가입되지 않아 무보험환자”라고 알렸다. 당황한 그는 캐피탈사에 항의했다. “렌트를 연장했는데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다는 게 무슨 말이냐”고 따졌다. 그런데 캐피탈 측은 “계약연장을 동의해준 일이 없다”라고 답변했다는 게 최 씨의 설명이다.
◆ "A캐피탈 계약 연장 없었다 발뺌하다, 소송 걸자 계약 연장하고 보험만 미가입 말 바꿔"
나중에 최씨가 소송을 걸자 A캐피탈은 계약연장은 인정했지만 보험은 그렇지 않았다. 이 회사 법무팀이 수원지방법원에 보낸 답변서에서 “렌트 계약 연장 중이었지만 무보험 상태였다”고 인정했다. 일반적으로 렌터카에는 보험 가입도 포함돼 있다.
최씨는 “캐피탈 측이 보험가입을 하지 않은 탓에 병원에서 입원 중 생업을 할 수 없어 더 큰 손해를 입었다”고 했다. 그는 또 “캐피탈 측이 소송 없이 금전적 합의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도 했다.
그는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았지만 치료비 한 푼 받지 못했다. 또 사고 책임자를 국립과학수사대가 조사하면서 사고 상대방이 가입한 보험사인 롯데손해보험이 보험금 지급을 미뤄, 본인 비용으로 병원비를 치렀다.
더 큰 문제는 그가 입원하는 기간에 터졌다. 그는 입시학원의 인테리어 공사를 같은 달 28일까지 마치기로 계약하고 공사가 80%가량 진척됐지만 입원 중 치료로 마치지 못했다. 학원 측은 3월 5일 학부모 설명회를 하기로 홍보까지 했는데, 공사가 완료되지 못해 손해를 입었다며 공사잔금 2000만원 포기와 함께 2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 최씨 “고금리 대출받으며 공사현장 나가려 했지만 무보험 탓에 못해”
최씨는 “머리에 유리파편이 박혔는데도 병원이 나흘이 지나서야 치료했다”면서 “현장에 나가 지도만 했어도 공사는 마칠 수 있었는데 병원 측이 사실상 외출을 막았던 것으로, 모두 무보험 환자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입원 기간 동안 공사현장에 나가지 못했지만 인테리어 자재상에 대금을 주기 위해 러시앤캐시와 고려저축은행 등 고금리 대출업체에서 전화로 빌려 치렀다.
최씨는 학원 측의 손해배상 요구는 본인 책임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비를 포함해 A캐피탈이 배상해야 한다며 소송을 걸었다.
그는 “작년에 경기신용보증기금에서 금리 4.5%에 4000만원을 빌릴 정도로 신용도가 좋았는데 이번 사건으로 집안에 생활비를 몇 달째 주지 못했고 카드는 연체돼 개인파산신고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와 캐피탈사 사이의 소송 결과는 오는 18일 1심에서 나올 예정이다. 최씨는 “A캐피탈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생긴 손해이므로 전적으로 캐피탈 측이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A캐피탈 "정상적인 계약 연장 아닌, 지연 반납"
A캐피탈은 보험과 관련해 부분적 책임은 인정했지만 공사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등은 가해자 보험사측에 따질 문제이지 자사의 책임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최씨의 요청으로 렌트계약이 연장됐지만, 비정상적인 사례로 '지연 반납'에 해당한다고 했다. A캐피탈 관계자는 "1년 미만은 연장이 시스템적으로 되지 않아 최씨는 비정상적인 사례"라고 했다.
보험과 관련해 책임보험에 가입했지만 종합보험은 빼놨다는 점은 인정했다. 이 때문에 최씨에게 비급여 보험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A캐피탈 관계자는 "상담원이 시스템적으로 처리 못해 발생한 것으로 책임보험 수준이 보상을 해주기로 했다"면서 "공사와 관련한 손해배상은 가해자 100% 책임으로 나왔기 때문에 상대방 보험사에서 받아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 급성장하는 개인 장기 렌터카 시장, 후유증도
자동차 장기 렌트는 1년 이상 대여해주는 것으로 법인 고객이 대부분이었다가 최근에 개인고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보통 ‘허 번호판’에 대한 인식 대문에 렌트를 꺼렸지만 신차 값과 각종 유지비 부담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초기 투자비용이 적은 렌터카 이용이 늘고 있다.
특히, 급증하는 개인 고객 중에 약 80%가 개인사업자들로 추정된다. 월 렌털료를 전액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어 세금 경감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전체 렌터카 등록 대수도 2007년 16만7000여대에서 지난해 28만8000여대로 늘어났는데, 업계에서는 개인 고객이 전체의 10%가 조금 넘는 3만~4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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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