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금융 과감히 접고 올인, 몇 년새 가장 큰 M&A 달성
- 인수자금 자체현금 1조5000억원에 나머지는 외부차입
- CEO리스크 시달렸던 KB금융, 어 회장이 단절 ‘입지 강화’
[뉴스핌=한기진 기자] 어윤대(사진) KB금융지주 회장의 반전 카드가 성공을 앞두고 있다. 줄곧 노리던 우리금융그룹을 포기하는 대신 택했던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에 사실상 성공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인수합병(M&A)으로 사업다각화가 절실했던 KB금융은 기회를 잡았다. ING가 KB금융의 지분 5.0%와 자회사인 KB생명 49%를 가진 전략적 파트너여서 직원들의 정서나 사업상 장애물은 적어, 어 회장의 M&A는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거의 타결하고 최종 서명만 남겼다. 인수가격은 3조원 미만으로 알려졌다. 금액만 놓고 보면 KB금융은 보유 현금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다. 그동안 연결 기준 레버리지 배율(자산/자기자본)이 12.1배로 은행업계 평균 13.7배보다 낮고 총자산수익률(ROA)은 높은 넉넉한 자본력을 이번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인수자금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 1조5000억원을 사용하고 부족한 자금은 외부차입으로 해결할 예정이다. 외부차입은 우리나라 국가신용도 상승에 따른 해외차입 여건도 좋고 은행채 금리가 3% 초반이어서 유리하다.
ING생명 한국법인은 국내 4위 규모의 보험사로, KB금융은 하루아침에 보험업계 강자로 부상한다. 은행비중이 절대적으로 많은 상황에서 사업 다각화에 큰 진전을 이루는 것이다.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국민은행의 판매망이 받쳐주기 때문에 신한생명처럼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생명은 신한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2005년 12월 시장점유율이 3.1%였던 것이 지난해 말에 두 배인 5.9%까지 상승했다.
현재 KB생명(2.2%)과 ING생명(4.1%)의 시장점유율을 합하면 6.3%로 확대된다. 현대증권은 신한생명의 성장세를 닮을 것으로 보며 2017년에 시장점유율 10.6%, 순이익 4400억원을 예상했다.
그룹 전체적으로 내년부터 연간 1000억원의 순이익 증가 효과가 발생하고 양 보험사의 결합으로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되는 2017년경에는 연간 2600억원의 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큰 효과는 어윤대 회장의 입지가 크게 강화된다는 점이다. KB금융지주 출범 이후 CEO(최고경영자) 리스크에 시달리며 제대로 된 사업확장을 못 했던 과거를 깨끗하게 잊게 했기 때문이다. 직원들 대부분 분위기가 M&A가 필요하다는 것이어서 어 회장의 지지가 높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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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