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주택시장 침체로 건설업계가 아파트형 공장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공장 이미지 탈피를 위해 도입한 다양한 디자인과 컨셉이 '겉치장'에 불과해 분양가만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안상품으로 떠오른 아파트형 공장
아파트형 공장이란 3층 이상 집합건축물 안에 공간을 분리해 6개 이상의 공장이 입주할 수 있는 건축물을 말한다.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법정용어는 '지식산업센터'다.
아파트형 공장은 건설사가 직접 개발하기보다는 지주가 시행하는 '지주 공동사업' 방식으로 많이 추진됐다. 이로 인해 건설사는 공사만 맡아 분양 리스크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다 2007년 이후 주택전문 건설사들이 주택사업 대안으로 대거 참여하면서 아파트형 공장은 공급 붐이 일었다.
하지만 아파트형 공장은 제조업과 부대시설만 입주할 수 있도록 한 법상 한계로 인해 일반 사무실 수요자들에게 별다른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이로 인해 미분양이 장기화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는 상태다.
■타워로 진화하는 디자인
건설사들은 미분양을 피해 공장의 디자인을 '타워' 형태로 바꾸고 있다. 기존 공장 이미지를 벗고 업무시설 분위기를 내고 있는 것이다.
타워처럼 변화하고 있는 아파트형 공장은 건물 외관도 크게 달라졌다. 아파트와 비슷한 외관을 하고 있지만 최근 나오고 있는 '타워'들은 전면을 유리로 마감하는 경우가 많아 업무용 빌딩처럼 보인다.
공장 명칭도 '첨단'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 공급되는 아파트형 공장은 '오비즈타워', '스마트스퀘어' 등 복합 건물에서나 사용하던 명칭을 사용하는 추세다.
■고분양가와 공급과잉 우려
하지만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무늬만 바뀌었을 뿐' 아파트형 공장이라는 기본 틀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외관이 요란해지면서 분양가가 큰 폭으로 뛰어 올라 고분양가 논란을 낳고 있다. 2007년 이후 분양된 아파트형 공장은 3.3㎡당 350만~400만원선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그러나 2010년께 분양된 공장은 3.3㎡당 450만원선. 이어 최근 나온 '타워'들의 분양가는 500만원을 넘어 600만원에 육박하고 있는 추세다.
피데스개발이 내달 안양시 관양동 오성제지 공장 부지에서 분양하는 '오비즈타워'의 경우 3.3㎡당 570만원선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이 공장은 안양시에 공급됐음에도 높은 분양가로 고분양가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더욱이 이 공장이 들어서는 관양동 근처에는 금강펜테리움IT타워와 인덕원IT밸리 등도 아직 분양을 완료하지 못했다. 또한 인근 대한전선공장 부지에 아파트를 비롯한 첨단산업단지 '스마트스퀘어'가 들어설 예정이라 공급과잉은 더 심화될 것으로 지적된다.
아파트형 공장 분양 관계자는 "아파트형 공장은 아파트나 오피스텔처럼 수요가 탄탄한 상품이 아니다"라며 "타워화 된 아파트형 공장의 공급이 이어질 경우 분양 리스크가 막대해질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아파트형 공장이 '공장' 이미지를 벗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오히려 이것이 비용의 증가로 이어져 독이 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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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