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결 지침 이해 어려워 늦어질 가능성도
[뉴스핌=김동호 기자] 미국에서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최종 변론을 마쳤다.
애플은 삼성이 아이폰의 디자인을 모방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으며, 삼성 역시 소비자들은 아이폰과 삼성의 제품을 혼동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 소재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특허소송에서 삼성과 애플 모두 최종 변론을 마침에 따라, 배심원들의 최종 판단만을 남겨두게 됐다.
이날 양측의 최종변론은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진행됐으며, 배심원들은 최종 변론을 들은 후 22일(현지시각)부터 최종 평결을 위한 숙의를 시작한다.
배심원단은 오는 24일 정도에 최종 평결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이번 사안의 복잡함과 첨단기술에 대한 이해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평결이 다소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날 삼성의 최종변론을 맡은 찰스 베르호에벤 변호사는 "소비자들은 삼성과 애플의 제품을 혼동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애플이 시장에서 경쟁하기 보다 재판을 통해 경쟁 우위를 점하고자 한다"고 비판했다.
베르호에벤 변호사는 이번 재판에서 배심원단이 내리게 될 결정으로 인해 애플이 시장에서의 경쟁을 억압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선택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는 또한 삼성의 제품이 애플 제품들과 너무 비슷하게 생겨 시장에 혼란을 초래했다는 애플 측의 주장에 대해, 소비자들이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혼동해 삼성 제품을 구매했다는 어떠한 증거도 애플이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애플의 최종 변론을 맡은 해롤드 맥켈리니 변호사는 삼성이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 3개월동안 밤낮없이 일했다고 말한 한국인 디자이너의 증언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그는 "애플의 4년간의 노력과 독창성의 결과를 삼성은 3개월이라는 기간동안 베끼고 흡수할 수 있었다"고 강조하며, 그간 삼성이 애플의 디자인을 모방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들를 열거했다.
맥켈리니 변호사는 또한 애플이 이번 심리 과정에서 임원들을 출석시켜 증언하고 반대심문에도 응하도록 허용한 것에 반해 삼성은 주요 임원들을 한명도 출석시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배심원단이 삼성의 내부문서를 검토해야한다고 강조하며 이 문서에서 삼성은 스스로 제품 디자인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루시 고 판사는 이날 오전 9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에게 총 100페이지에 이르는 평결지침을 교육하고 21페이지의 평결문 작성양식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송의 최종 승자를 결정하게 될 배심원들은 평결지침에 따라 평결문을 작성해야 하는데, 이는 모두 36개에 달하는 항목과 전문가들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양측의 특허 침해 여부와 그에 대한 피해 보상 규모를 결정하게 된다.
법원에선 이 과정이 복잡하고 난해하기 때문에 평결지침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루시 고 판사도 "(이 서류들이) 배심원들을 혼란시킬 수 있다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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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