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장기물 국채 수익률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유로존에서 추가 악재가 불거지지 않는 틈을 타 상승세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현상은 발행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장기물 발행 금리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한편 응찰률이 과거 평균치를 밑돌았다.
일부 투자가들 사이에 미 국채가 현실적인 수익률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번지는가 하면 일드커브의 경사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이른바 ‘스티프닝’에 대한 경고가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장중 1.733%까지 치솟은 후 1bp 오른 1.69%로 마감했다.
이로써 10년물 수익률은 5일 연속 상승해 지난 3월 이후 최장기간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날 재무부가 실시한 160억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국채 발행은 2.825%의 금리에 이뤄졌다.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2.813%를 웃도는 수치다. 이번 발행 금리는 지난달 2.58%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사실을 감안할 때 가파른 상승세다. 응찰률 역시 2.41배로 과거 10차례의 평균치인 2.68배에 못 미쳤다.
전날 재무부가 실시한 10년 만기 국채 발행에 응찰률이 2.49배를 기록, 전월 3.61배와 최근 10건의 평균치인 3.1배에 비해 저조한 반응을 얻는 데 그쳤다. 발행 금리 역시 1.680%로 시장 전망치인 1.656%보다 높았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거래량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데다 유로존의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로 안전자산의 매력이 꺾였지만 이보다 국채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다는 인식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다.
RBS의 윌리엄 오도넬 채권 전략가는 “미 국채에 대해 시장이 적정 가격을 요구하기 시작했다”며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일드커브가 스티프닝될 것이라는 경고도 제기됐다. 핌코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최고경영자는 “장기물 국채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일드커브가 스티프닝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장기물의 투자 리스크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2년물과 10년물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는 144bp로 벌어지면서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엘-에리언은 “국채시장이 다수의 경제 현안들을 반영하기 시작했고, 특히 10년물이 주요 공략 대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