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시간 늘리고 제철과일, 빙과류 무한 제공 중
-백화점·마트, 더위 피해 밀려드는 손님에 신바람
-삼성은 지난 6월 1일부터 노재킷, 노타이, 반팔 셔츠 차림으로 근무 중이다. <사진/김학선 기자> |
[뉴스핌=이강혁 기자] "일이 효율적으로 되는게 이상할 지경이죠. 아마도 생산성은 크게 떨어졌을 겁니다."
열흘 넘게 밤낮으로 폭염이 이어지면서 7일 한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더워도 너무 더우니 어디 일할 맛이 나겠느냐"며 이 같이 말했다. 가만히 앉아 있기도 힘든데 업무효율은 물론 노동생산성이 올라가겠느냐는 것이다.
더구나 런던올림픽 시청과 휴가시즌까지 겹치면서 밤잠을 설치고 신체리듬이 무너진 임직원들이 많아 현장에서는 애로사항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는 비단 완성차업체만의 상황의 아니다. 산업현장 대부분이 폭염에 런던올림픽까지 겹치면서 '일할 맛 안나는 여름나기'를 하고 있는 것.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사업장 직원이든 사무직이든 요즘 같은 상황에서 업무효율이 오르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각 대기업에서는 산업현장의 이런 고충을 감안해서 직원들이 최대한 더위를 잘 날 수 있도록 묘안을 짜내고 있다. 휴식시간을 늘리는 것은 기본이고, 각종 보양식과 제철과일, 빙과류를 실어나르며 더위 탈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는 7월 28일부터 8월 5일까지 최장 9일간의 꿀맛같은 하계휴가를 실시했지만 업무에 복귀한 이후에도 가마솥 무더위가 계속되자, 매일 오후 3시부터 10분간 이어지던 휴식시간을 10분 더 연장했다. 충분한 휴식을 통해 더위를 다소나마 식히기 위한 조치다.
이 시간에는 빙과류를 전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공장별로 식당마다 제빙기를 설치해 얼음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업장의 기온을 낮추기 위해 지붕에 물을 뿌리는 것도 이번 폭염 때문에 생간 풍속도다.
기아차도 화채와 미숫가루, 빙과류 등을 간식으로 제공하고 구내식당에서는 삼계탕이나 추어탕 등 여름 보양식을 매일 제공하고 있다.
포스코도 포항과 광양제철소에서는 제빙기를 놓고 얼음을 무한대로 공급 중이다. 수박이나 참외, 음료수, 빙과류 등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간식도 수시로 제공하고 있다. 또 현장 직원들의 진료 편의를 위해 혹서기 순회 진료 활동도 벌이고 있다. 현장에서 직접 진료팀이 직원들의 건강을 체크해 준다.
삼성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는 여름철 임직원들의 건강 관리를 위해 삼계탕과 맛국수 등 계절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디저트로는 수박 등 수분을 보충할 수 있는 여름 과일이 제공된다. 삼성중공업도 매일 오전 11시50분 온도를 측정해 28.5도를 넘으면 점심을 30분, 32.5도를 넘기면 1시간씩 늘리고 있다.
하지만 폭염이 오히려 신바람 나는 현장도 있다. 더위를 피해 몰려드는 손님들로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는 백화점과 마트가 그곳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지난달 세일을 장기간 하면서도 매출이 크게 늘지 않았을 정도로 불경기를 실감했지만 폭염이 계속되면서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백화점과 마트를 찾는 고객들의 수가 2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일선 편의점들도 더위가 싫지 않다. 런던올림픽까지 연일 잠못드는 밤을 만들면서 매출이 두배 이상 크게 뛸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통계는 아직 하지 않고 있지만 평소 심야시간 대 매출과 비교하면 상상 이상의 큰 폭 신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전력은 이번 무더위로 급증하는 전기수요에 시름 중이다. 예비전력이 200만㎾대를 기록해 전력등급에 '주의' 단계가 발령된 지난 6일에는 한국전력거래소 일부가 아예 소등한 채 근무했을 정도다.
극심한 무더위에 직원들은 소리없는 비명을 질러야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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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